[강신영 쉘위댄스] (26)
댄스스포츠의 원조는 발레이지만
발끝 서는 동작도 6살 넘으면 늦어
어릴 때부터 춤추는 문화 정착돼야

지난 WBC 야구에서 졸전 끝에 예선 탈락한 한국대표팀에 대한 비난과 발전 방향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조기 교육 체제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선수가 된 손흥민 선수도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남다르게 교육을 시켰다. 경기보다는 기초 훈련을 지겹도록 반복하는 훈련을 했다고 한다.
골프의 박세리 선수도 어릴 적 아버지의 엄한 교육 덕분에 담력이 길러졌다고 했다. 골프도 처음 배울 때 잘 배우지 않으면 잘못 몸에 밴 습관을 고치느라고 평생 고생한다는 얘기가 있다.
요즘 부쩍 인기가 높아진 당구도 그렇다. 지금 최상급 실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선수 중에는 수원의 매탄고등학교 출신이 많다. 학교에서 정식으로 당구를 배웠기 때문에 기본기가 탄탄하다. 반면에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어울리며 마구잡이 독학으로 당구를 익혔던 일반 중장년들은 몸에 밴 나쁜 스트로크 습관을 인제 와서 정식으로 고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영화 ‘킹 라차드’에 보면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비너스 윌리엄스와 동생 윌리엄스를 기른 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릴 때부터 대회에 나가다 보면 승리욕에 나쁜 습관이 붙을 수 있고 대회 참가에 바쁘다 보면 연습할 시간이 없다며 대회에 내보내지 않았다.
내가 어떤 기업인의 자서전을 써 준 일이 있다. 맡고 보니 이미 돌아가신 고인이었다. 회고록이 된 셈이다. 고인은 한국 테니스의 발전은 유소년 선수 투자에 있다며 초등학교 테니스 연맹 회장을 20여 년간 맡으면서 외국 유학 등, 조기 교육을 강조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요즘 성인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나왔다.

발레도 마찬가지다. 발레리나가 발끝으로 서는 동작을 하기 위해서는 6살 무렵부터 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댄스스포츠가 정식으로 붐을 이루기 시작한 것이 얼마 안 된다. 불과 30여 년 전 일이다. 그때 부부볼룸댄스로 시작한 중장년이 해 보고는 건강에도 좋고 건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댄스스포츠에 심취하다 보니 그 원조가 발레라는 것을 알고 뒤늦게 발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지만, 중장년의 나이로는 이미 너무나 늦은 나이였다. 그렇다고 자녀들에게 눈을 돌려 봤으나 자녀들도 이미 그 나이를 넘어선 나이였다. 그러므로 3대는 앞서가야 발레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댄스를 했다는 외국 선수들을 만나 보니 어깨선이 달랐다. 발레리나는 ‘지젤 라인’이라 하여 머리에서 목을 통해 어깨로 내려오는 선이 아름다워야 한다. 댄스스포츠 프로 선수들도 남자는 모던댄스에서는 양팔을 좌우 수평으로 들었을 때 어깨 근육이 튀어나오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근육 운동은 물론 힘쓰는 동작을 많이 한 중년 이후에 댄스를 배우다 보니 그때는 이미 어깨선에 근육이 불룩 올라와 있는 상태다. 목 아래에서 팔로 이어지는 수평이 중간에 툭 튀어나와 보기에 안 좋은 것이다. 매끈해야 한다.
턱시도도 춤추는 사람들의 턱시도는 어깨 부분에 각을 만들지 않고 그냥 팔이 달려있다. 옷걸이에 걸어 놓으면 볼품이 안 나지만 춤추는 사람이 입으면 어깨선이 가지런하게 보이는 것이다.
문화적으로도 어릴 때부터 댄스를 교양이나 상식처럼 배운다면 우리도 멋진 댄스파티를 생활화할 수 있다. 모이면 같이 춤추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뒤늦게 배운 댄스로 같이 춤추며 놀자고 하면 춤 못 추는 사람이 대다수인 데다 머리 다 커서 춤추는 문화가 아무래도 자연스럽지 않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댄스스포츠가 발전하는 데 걸림돌이 많다. 댄스스포츠를 가르치는 곳은 상업 지역이어야 허가가 나는데 상업 지역은 유흥업소가 많아 청소년들이 출입하는데 제약이 있는 지역이다. 지방에서 개최되는 댄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경기장 인근에 숙박업소를 정해야 하는데 모텔이 아니면 숙소 잡기가 애매해서 미성년자들과 함께 투숙하면서 민망할 때가 많다.
관련기사
- [강신영 더봄] 춤의 황홀경을 맛본 내 생애 최고의 왈츠
- [강신영 더봄] 서양 파티 문화가 부럽다
- [강신영 더봄] 춤 배우면 써먹을 수 있어야 하잖아요?
- [강신영 더봄] 내게 댄스는 得(득)이었을까 失(실)이었을까?
- [강신영 더봄] 댄스의 통념을 깨라
- [강신영 더봄] 행복을 부르는 댄서의 미소
- [강신영 더봄] 춤을 추면 파트너와 짜릿한 관계로 발전한다?
- [강신영 더봄] 당신도 혹시 댄스 울렁증?
- [강신영 더봄] 크루즈 여행에서의 정장 패션이란?
- [강신영 더봄] 크루즈 여행 대비 어떤 춤을 배워둬야 할까?
- [강신영 더봄] 댄스스포츠엔 에로틱한 동작이 많다?
- [강신영 더봄] 볼룸댄스? 볼륨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