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녕의 사장은 처음이라]
문제 인지한 순간 즉각적으로 개선 행동해야
문제가 커진 뒤엔 훨씬 많은 비용·노력 들어

“그만두려고 하는 진짜 이유가 뭔가요?”
“사장님, 이 대리와 일하기 너무 힘듭니다. 그동안 이 대리와 일하기 불편하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서 더 이상 일하기 어렵습니다.”
이 대리와 일하기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직원이 올해만 벌써 3명째다. 사장은 ‘일은 똑 부러지게 잘하는데 동료들과 트러블이 끊이지 않는 이 대리’ 때문에 고민이 많다. 그동안 이 대리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이 대리 때문에 힘들어했으며, 심지어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직원도 있었다.
사장이 고민하는 점은 이 대리의 탁월한 업무 능력에 있었다. 심지어 그를 싫어하는 직원들도 이 대리가 일은 잘한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이 대리는 평소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책임감을 갖고 완벽하게 해냈으며, 몇 차례 위기 상황에서 최선의 해결책으로 성과를 냈다. 사장은 이 대리가 다른 직원들과 잘 못 지내는 점만 제외하면 그만한 직원을 절대 구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한편 이 대리가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이 대리 때문에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사장 입장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다. 이 대리는 직위를 막론하고 다른 직원들과 자주 갈등을 빚었으며, 이 대리 또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공동 작업은 불편해했다.
특히 최근 한 직원이 사장 앞에서 펑펑 울며 이 대리가 동료들을 얼마나 배려하지 않는지, 매너 없게 대하는지 들었을 때, 사장은 이 대리가 서운해서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따끔하게 질책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며칠 후 이 대리가 고객과 발생한 문제를 자신의 업무 역량과 노하우로 깔끔하게 해결한 것을 보고, 사장은 또다시 갈등하기 시작했다.
이 대리가 우리 회사를 떠나면 누가 그를 대체할 수 있지? 그의 업무 공백이 오히려 회사와 직원들에게 안 좋은 게 아닐까? 여러 업무로 사장인 나도 바쁘고 힘든데, 직원들끼리 서로 조금씩 맞춰주며 알아서 잘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으로 사장은 직원들의 갈등을 슬슬 회피했다. 사장은 조만간 다시 터질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안은 채, 해결을 위한 행동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을 반복했다.

위 사례에서 사장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떠나는 직원들을 회유하기? 이 대리와 헤어지기? 아니다. 조직 내 문제를 인지한 순간, 개선을 위해 즉각적인 액션을 취하는 일이다. 리더가 직원들의 갈등과 불화를 인지했다면, 즉시 객관적 상황을 파악하고, 관련된 직원들과 소통하며, 개선을 위한 해결책 제시를 적극적으로 해야 했다.
왜냐하면 마치 숙제 미루기처럼 ‘어려운 문제이니 방법을 좀 생각해 보자‘, ‘우선 더 급해 보이는 다른 일부터 해결하자’고 방치하면, 문제는 더 커지고, 문제가 또 다른 문제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 대리와 동료 직원들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미룰 경우 퇴사하는 직원들은 점점 늘어나고, 회사 입장에서는 인력 손실과 직원 채용에 대한 부담을 져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직원들 사이의 문제는 모든 조직에서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일이다. 이렇게 이 대리와 직원들 간의 이슈가 생길 경우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리더는 관련 문제의 본질을 직접적으로 마주하며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
직원마다 갈등의 원인, 화나는 이유는 각기 다를 수 있다. 리더가 직원과 개별 소통을 통해 직원의 상황과 감정을 충분히 들어주며, 직원이 무엇을 원하는지, 객관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파악해야 한다. 직원들은 이 대리 때문에 얼마나 힘들고 마음고생하고 있는지를 리더가 공감해 주고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누그러질 수 있다. 또한, 리더가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중요한 이슈로 여기고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 직원들도 리더를 신뢰할 것이다.
이 대리와의 소통에서는, 이 대리의 뛰어난 업무 성과와 능력을 먼저 충분히 인정해 주고, 문제점 인식을 위한 질문을 던지는 방법도 좋다. 리더의 역할은, 이 대리의 행동 개선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도록 돕는 일, 관련 직원들과 지속해 소통하며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동료 직원들의 이해 폭을 키우는 일이다. 유능한 직원은, 성과를 발휘할 때만 마주하고 약점 관리를 못 해서 고군분투할 때 외면하는 리더를 떠날 것이다. 리더는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직원 모두 ‘회사는 성과를 내기 위해 모인 곳이며, 우리는 성과를 위해 팀워크를 발휘한다’는 공유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업무 분배 방식, 효율적 보고 방식, 다면 평가 방식, 성과 인정 방법 등의 인사 시스템은 필수이며, 직원의 강점과 역량을 극대화하며, 약점을 서로 보완하며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사 구성원들을 책임지는 리더는 항상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HR 관련 리스크는 예측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업무 백업 장치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가령 이 대리처럼 한 직원에게 업무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지 않도록 평소 직원들의 업무 역량 개발에 두루 힘쓰고 성과를 잘 내고 일 잘하는 직원들이 각 포지션에서 책임을 다하는 조직 구조를 미리 구축해 두어야 한다. 또 직원의 갑작스러운 퇴사, 휴직 등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직원들이 서로의 업무를 백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역할과 책임을 설정해 두어야 한다.
리더에게 문제의 발단 단계 혹은 작은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당장은 커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후 해결을 위해 들이는 시간과 비용에 비하면 훨씬 적음을 명심해야 한다. 혹시 지금 우리 조직에 있는 문제들, 특히 직원들 간의 갈등과 같은 문제들이 있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면,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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