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녕의 사장은 처음이라]
끌리는 리더에게는 비결이 있다?
사람을 먼저 보는 리더가 돼야

 

직원들이 꼬이는 리더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Pixabay
직원들이 꼬이는 리더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Pixabay

X사에서는 요즘 들어 부쩍 직원들의 퇴사와 이직이 잦았다. 직원들의 퇴사로 업무 공백이 생기면서,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퇴사한 직원의 업무가 할당되었다.

“퇴사한 이 과장의 일은 김 팀장이 맡아서 이번달까지 무조건 끝내주세요. 그 일 하면서 체크리스트를 잘 봐야 하고···.“  X 대표는 김 팀장에게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떤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를 꼼꼼하게 설명했다.

“우리 회사의 5년 후 비전은 000억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이런 일들을 해야 합니다. 이런 일은 우리 회사의 주요 사업의 근간이 됩니다. 이런 일을 잘 해야 다음 일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X 대표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스스로 소통을 잘하는 리더임을 확신했다.

그런데, X사의 직원들은 퇴사를 하면서, ‘비전 없음’, ‘리더의 소통 부족’, ‘리더가 조직과 직원의 발전과 성장에 관심 없음’, ‘리더와 직원이 서로 무관심함’ 등 회사의 비전과 리더십의 문제를 꼽았다.

한편 Y사는 요즘 역량과 전문성을 가진 직원들에게 소위 핫한 회사다. X사에 비해 규모와 매출이 적은 편임에도 업계에서 유능한 직원들은 X사가 아닌 Y사에서 일하길 희망했다. Y사 직원들은 회사의 강점을 ‘리더십’으로 여기고, Y사 대표는 회사의 강점을 ‘직원’으로 여긴다. Y사의 리더는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까?

Y사 대표는 매년 5월 초가 되면 전 직원에게 ‘본인 부모님이 가장 좋아할 선물’ 구입 링크를 제출하게 하고, 대표가 직접 어버이날 선물과 감사 카드를 챙긴다. 분기마다 ‘교육의 날’을 정해 직원 각자 희망하는 외부 교육이나 세미나를 듣고 오도록 권장한다. 또 매월 전 직원과 타운홀 미팅을 하며 솔직하고 거리낌 없이 소통한다. 이번 미팅에서도 대표의 짧은 발표를 들은 Y사 직원들은 모두 근로 의욕에 넘쳤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4분기 목표는 매출 00억원입니다. 여기서 순수익은 0억 정도로 예상하고요. 저는 최고의 복지는 ‘월급과 일 잘하는 동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4분기 순수익 중 25%는 연말 상여금으로 지급해 드리고, 25%는 내년 Y사와 직원분들의 성장을 위한 교육, 컨설팅, 복지 지원, 업무용 기자재 구입에 투자할 겁니다. 지난 9개월,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해 남은 3개월 우리 같이 열심히 하고, 상여금과 함께 기분 좋은 연말 보냅시다.”

Y사 대표는 사람과 리워드를 최고의 복지로 여기며 소통한다. 일 잘하는 직원이 아닌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존중하며, 목표와 성과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이익을 나눈다. Y사 대표에게는 사람이 제일이기 때문이다.

X사의 리더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직원과의 대화에서는 일을 하는 ‘사람’ 보다 사람이 하는 ‘일’에 집중한다. 리더는 회사의 비전을 자세하게 얘기하며 누구보다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원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 많은 리더이다. 직원들은 이런 리더의 모습에서 직원과 상관없는 비전, 소통 부족과 무관심을 떠올린다.

요즘 회사의 리더들은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직원들에게서 느낀다고 한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믿고 확신했던 사회생활의 규범이 현 세대에는 적용하기 어려움을 흔히들 토로한다. 회사 구성원의 주축이 되는 소위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심심치 않게 회자된다.

밀레니얼 세대가 회사에서 추구하는 첫 번째 가치는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이다. 일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거나 이해하기 어려우면 일에 대한 동기부여를 잃는다. 두 번째 가치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인정’받는 것이다. 일을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며 성과에 대해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가치는 ‘흥미’이다. 일하는 과정이 재미가 없거나 쿨하지 않으면 쉽게 지치고 떠날 준비를 한다. 네 번째 가치는 ‘공정’이다. 공정이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흔한 단어가 된 배경 중 하나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강력한 가치가 반영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 가치는 ‘존중’이다. 예나 지금이나 존중은 구성원들에게 중요한 가치다. 존중의 가치가 예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예전에는 구성원들이 일하면서 존중을 받지 못하면 사기가 저하되며 동기부여가 떨어져서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면, 요즘은 퇴사나 이직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만큼 회사 생활에서 추구하는 강력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직원들이 꼬이는 리더와 직원들이 떠나는 리더의 가장 큰 차이는 어떤 것일까?

Y사의 리더는 직원을 함께 일하는 동료로 존중하며, 존중하는 수준에서 동기부여 방안을 실행한다. Y사 직원들이 회사에서 존중받으며 일한다는 것은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며 산다는 의미다. 이런 리더 곁에는 사람들이 꼬일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목표와 성과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다. 그러기에, 목표를 세우고 성과를 내기 위해 일에 집중하다 보면, 일을 하는 사람, 성과를 내는 사람을 건너뛰고 일 얘기로 시작해서 일 얘기로 끝나기 일쑤다. 결국, 일과 성과는 사람이 만들어 내는데, 사람을 간과하고 무시하다 보면, 그 ‘사람’은 리더 곁을 떠나게 된다.

직원들이 떠난다면, 사람을 먼저 보고, 사람을 통해서 일을 보는 리더인지, 일을 먼저 보는 리더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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