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확진자 10만명대, 사망자 50명대
고위험군 관리 부실 도마위에
전문가 "모니터링, 간병인 증원 필요"

‘과학방역’을 내세우며 전 정부와 차별화를 강조했던 정부가 코로나19에 과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설명했지만, 기존 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어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코로나19는 거리두기 전면해제와 BA.2 변이 출현 이후 재유행 국면에 들어섰다. 1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13만 7241명을 기록했다.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평균 11만명대를 넘어섰다. 전날 사망한 확진자는 59명으로 81일 만에 가장 많았다.
최근 4주간 요양병원·시설, 정신병원·시설, 장애인수용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서만 총 116건, 2445명의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망자 중 약 30% 안팎이 감염 취약시설에서 나와 전체 치명률에 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정책은 4차 백신 접종 권고와 먹는 치료제 적극 처방 권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표적방역'을 통해 감염취약시설을 중점관리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집중관리군에 대한 모니터링을 없애면서 오히려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적 관리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모니터링 대상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몰린 고령층이 포함된 집중관리군 중심으로 좁히기로 한 것은 지난 2월 7일이다. 60세 이상,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이 집중관리군에 포함되는데 종전에는 일반관리군도 하루 1회씩 동네 병·의원에서 증상여부를 체크했다.
이후 지난 3월 정권이 교체된 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현 정부의 방역정책은 정치방역"이라고 규정하면서 "새 정부는 과학방역으로 전환하여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 결과 과학방역의 의미는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도생' 쪽으로 옮겨갔다. 지난 6월 6일부터 고위험군에 대한 모니터링을 2회에서 1회로 줄였고, 이달 들어서는 집중관리군에 대한 모니터링 자체가 사라졌다. 대신 고위험군이 가까운 병원에서 검사와 진료를 받고 먹는 치료제를 처방받거나 필요하면 입원까지 하는 절차를 하루 안에 끝내는 '패스트트랙'을 시행했다.
문재인 정부의 방역 정책을 근본적으로 개선한 것은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 유전자 증폭(PCR), 신속항원 검사를 병행하는 방식과 확진자들에 대한 7일 의무격리 방침은 이전과 동일하다.
'방역사령탑'인 보건복지부 장관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정호영, 김승희 전 후보자를 차례로 지명했지만 각각 ‘아빠 찬스’ 논란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연이어 자진사퇴했다. 복지부 장관 공백은 2000년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코로나19에 확진된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관리할 더 꼼꼼한 대응체계를 만들기는커녕 전화 모니터링을 중단했다. 감염병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오히려 '방치'해버린 셈"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부실한 재난 대응에 국민께서는 불안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고위험군 관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11일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번 정권에서 표적 방역, 과학적인 방역을 한다고 얘기는 하지만 실제는 통계상으로도 그렇고 고위험 집단 발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사망률, 위증증 환자 수가 늘어나는 문제가 제일 기본적인데 고위험시설에 있어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의료 체제 부분이 아직도 많이 모자란 거 같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일단 그 안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철저히 격리해 빨리 먹는 치료제를 처방하고, 확진 안 되신 분들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또 여러 가지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간병인 수도 정부에서 늘려주면서 요양병원 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코로나19 정점 규모 예측도 오락가락이다. 정부는 정점 규모를 15만명으로 낮췄다가 일주일 만에 다시 20만명으로 올리는 등 한 달 동안 벌써 4번 바꿨다. 질병관리청은 휴가철 이동량 등 달라진 유행 상황을 고려해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한 유행 전망치를 오는 16일 발표한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에 따르면 다수의 연구팀은 이달 말 최대 30만명에 육박하는 확진자 발생 규모를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