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 비대위' 이끌 후보군 주목
당내 "누가 나와도···", "원외에서···"
전문가 "대통령과 친하면 부적격"

조경태 의원이 2021년 6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경태 의원이 2021년 6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당 체제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 개시를 의결했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5선의 조경태 의원이 거론되는 가운데, 당 내홍을 수습하기에 적합한 인물인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2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대위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전국위에서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을)임명할 수 있도록 당헌을 개정하는 의결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임전국위·전국위는 사흘의 공고 기간을 거쳐 이르면 오는 5일 열릴 예정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임명과 관련 "시작 단계기 때문에 여러분의 의견을 잘 듣고 수렴해서 (하겠다)"며 "의원들한테 그룹별로 의견을 듣고 있다. 좀 기다려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로 다선인 정진석 의원과 조경태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정 의원의 경우 '친윤' 색채가 뚜렷하다는 점 때문에  당내 지지를 모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 의원 본인도 국회부의장직을 맡는 상황에서 두 역할을 해내기가 가능한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태 의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친윤계는 물론 이준석계와도 거리를 두고 있어 중립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부산에서 정치를 시작한 민주당 출신으로 새누리당으로 이적한 뒤 최고위원을 지냈다. 대선 경선과 당대표 출마 경험도 있다. 소신과 강단이 있는 정치인이어서 당내 갈등을 중재하기에 적합하다는 관측이다.

조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TV '1번지 현장'에 출연해 "제가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아마도 그동안 당을 위해서 헌신하고 선당후사 하겠다고 밝힌 것 때문에 언론에 나온 것으로 본다"면서도 직접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는 밝히지 않았다.

조 의원은 전날에는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이번에 비대위원장은 좀 과감하고 개혁적인 그런 인사가 (돼야 한다) 대통령 눈치만 슬슬 살피는 그런 고리타분한 인사들 맨날 해봤자 국민들이 그렇게 좋아하진 않을 것"이라며 "100일 채 되지 않은 정부의 국정 지지도가 20%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하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전문가는 조 의원이 비대위를 이끌 인물로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2일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이 너무 대통령하고 친하단 느낌을 주면 부적격할 수가 있다. 어차피 나머지 본격적 수습은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된 다음에 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아니고 여당의 시한부 비대위인데 좀 고집스럽고, 남의 말 잘 안 듣고, 사교성 없는 조 의원이 오히려 적임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아직 특정 인물을 비대위원장으로 염두에 두지 않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에서 강원이 지역구인 한 3선 의원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누가 비대위원장으로 나오더라도 수습은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충청이 지역구인 한 초선 의원은 본지에 "조경태 의원만 거론되는 건 아니고 다른 분도 있는데 초선 쪽에서 의견을 모은 건 없다"며 "아직 후보군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공론화 시킨 게 없어서 누가 합당하다는 말을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한 3선 의원은 본지에 "당내 사정을 잘 아는 원내 의원이 하는 것도 좋지만, 어쨌든 비상상황이기 때문에 원외에서 추진력과 결단력을 갖춘 분을 모시는 것도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조경태 의원도 나름 명망도 갖췄지만 바로 추인 받기에는 중간에 절차가 필요하니 공론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의 출범은 이준석 대표 측의 반발로 순탄치 않을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절차적 허점을 들어 법원에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가능성 때문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가 가처분이라도 신청한다면 이번에는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여지는데, 왜 그런 무리한 ‘바보짓’을 해서 당을 혼란으로 몰고 가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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