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의 쉘위댄스] (6)
밀착되어 추는 춤이라 거부감?
과학적으로도 점잖은 춤

모던댄스는 점잖은 춤이다. 과학적으로 정교하게 만든 춤이다. 모던댄스 대회에 출전한 필자 /사진=강신영
모던댄스는 점잖은 춤이다. 과학적으로 정교하게 만든 춤이다. 모던댄스 대회에 출전한 필자 /사진=강신영

패트릭 스웨이지가 나오는 영화 ‘더티 댄싱’에 보면 남녀가 옷만 입었지 마치 섹스하듯 성기를 비비는 듯한 춤 장면이 나온다. 여성이 남성의 허리에 올라타 음악에 맞춰 마구 비빈다. 라틴댄스의 일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까지 원색적으로는 추지 않는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스텝에 중점을 두면서 골반 부분은 떨어져서 흉내만 낸다.

정통 댄스스포츠에서는 그렇게 야한 동작이 없다. 라틴댄스에서 자이브 차차차는 빠른 음악에 맞춰 잠시 잡았다 떨어지는 동작이 많다. 룸바는 느린 음악이지만 최소한으로 잡고 각자의 몸짓으로 상대를 유혹할 뿐이다. 삼바와 파소도블레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추는 춤이기 때문에 남녀의 접촉 순간은 순간적이다. 삼바의 ‘리버스 롤(Reverse Roll)’은 여성의 히프 뒤에 남성이 바짝 붙어 같이 히프를 돌리는 동작이 선정적이기는 하다. 그렇게 잠깐 있기는 하지만, 일반 동호인들은 어려운 동작이라 잘 안하고 선수들의 동작에 속한다.

왈츠, 탱고, 폭스 트로트, 퀵스텝, 비에니즈 왈츠는 모던댄스다. 라틴댄스는 남녀가 잠시 잡았다가 떨어지는 동작의 연속이다. 반면에, 모던댄스는 시종일관 남녀가 밀착되어 추는 춤이라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라틴댄스를 오래 하고도 모던댄스는 배우는 것 자체를 기피하는 여성들이 많다. 보기에 망칙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기에만 그렇다. 자세히 알고 나면 모던댄스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듯이 참으로 과학적으로 잘 만들어진 점잖은 춤이다.

모던댄스를 보니 여성의 다리 사이에 남자의 다리가 쑥쑥 들어가던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여성들이 많다. 남성이 전진하는 동작이 많고 여성은 반대로 후진해야 하니 여성의 다리 사이에 남성의 다리가 들어가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뿐이다. 가만히 두 다리를 벌리고 있는 사이에 남성의 다리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남성이 오른발로 나가면 여성은 동시에 왼발이 후진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다리 사이에 남성의 다리가 들어가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모던댄스에서 손의 역할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중요하다. 남성의 왼손은 여성의 오른손을 잡고 남성의 오른손은 여성의 뒤쪽 어깨뼈를 잡는다. 잡는다기보다 리드를 위해서, 그리고 역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갖다 댄다는 표현이 맞다. /게티이미지뱅크
모던댄스에서 손의 역할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중요하다. 남성의 왼손은 여성의 오른손을 잡고 남성의 오른손은 여성의 뒤쪽 어깨뼈를 잡는다. 잡는다기보다 리드를 위해서, 그리고 역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갖다 댄다는 표현이 맞다. /게티이미지뱅크

춤 시작 전에 남녀가 정면으로 마주서는 것 같지만, 여성은 남성의 절반 오른쪽에 선다. 그래서 민감한 부분이 정면으로 마주 서는 것이 아니다. 시작부터 비껴 서 있는 것이다.

남녀의 컨택트 포인트는 갈비뼈 우측 하단이다. 아주 붙이는 것도 아니고 가까이 유지하되 리드가 필요할 때 잠시 붙을 수는 있다. 남성은 머리를 위로 뻗고 여성은 린백(Lean Back)이라 하여 머리가 사선으로 뒤로 젖히기 때문에 서로 눈을 마주칠 필요도 없다.

초보자 때는 서로 민감한 부위를 멀리 하려다 보니 히프를 뒤로 뺀다. 스텝에 자신이 없어 밑을 볼 때도 그런 자세가 나온다. 그러면 상체가 굽어져 오히려 가슴이 닿거나 얼굴 가까이 가게 되는 우스운 동작이 나온다. 여기까지만 배우면 모던댄스는 너무 붙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 다음 회전 동작에서 댄스스포츠의 과학적 방식이 숨어 있다.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성의 민감한 부위는 대부분 바지 왼쪽에 둔다. 오른쪽으로 회전할 때는 오른쪽 다리가 들어가면서 왼쪽에 위치한 민감한 부분을 피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왼쪽으로 회전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닿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때는 갈비뼈 하단으로 리드하며 여성을 먼저 보낸다. 그러면서 민감한 부위가 닿을 일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이 이성의 피부와 닿을 때 민감한 부위가 있고 비교적 둔감한 부위가 있다. 손바닥은 둔감한 편이라 남녀가 처음 만나 악수를 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모던댄스는 남성 왼손과 여성 오른손을 잡기 때문에 그 정도로는 그리 민감하지 않다. 오히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그 손의 역할은 중요하다. 남성의 오른 손은 여성의 뒤쪽 어깨뼈를 잡는다. 잡는다기보다 리드의 목적과 역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갖다 댄다는 표현이 맞다.

여성의 왼손은 가볍게 남성의 어깨에 올려 놓는다. 골반 부분이 가까이 붙어야 회전 반경이 줄며 회전이 빠르고 아름답다.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진 상체가 넓게 꽃을 피운다는 개념이다.

모던댄스는 서서하는 섹스로 보기 보다는 지킬 것 다 지켜가며 최대한의 매너로 추는 점잖은 춤 동작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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