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의 쉘위댄스]
왈츠 탱고 입문 3개월 경험자 소회

나이가 들수록 댄스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뻣뻣하게 굳어진 육신에 갇혔던 동작을 해방시키고 잠자던 근육과 관절을 자극하여 새로움 폼과 동작을 만들어낸다. /사진=강신영
필자의 댄스 강습 장면. /사진=강신영

필자의 권유로 평생 처음 댄스스포츠에 입문한 사람이 있다. 검도를 30년 넘게 했으니 꽤 오래 했는데 근래에는 재미가 덜해졌다고 했다. 늘 하던 것이다 보니 대련할 때 긴장감도 덜하고, 수련의 성취감도 덜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다가 댄스를 배워보니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이제 왈츠, 탱고를 배운 지 3개월 되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짓거리를 하는 것이다. 전혀 알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던 리드미컬하지만 힘드는 몸 동작을 어렵게 어렵게 익히는 중이란다.

잘 추는 댄서들의 춤추는 동작과 육체의 선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아름다운 동작을 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고 했다. 댄스를 할 때 남녀가 호흡을 함께 하고 밀접한 거리에서 서로 그렇게 기운을 교환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다. .

​댄스는 음악이 있는 운동이라는 게 특별하다. 댄스음악은 몸과 마음을 움직이고,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육체가 생소하지만 새롭게 느껴진다. 댄스와 음악은 뻣뻣하게 굳어진 육신에 갇혀 있던 동작을 해방시키고, 잠자던 근육과 관절을 자극하여 새로운 폼과 동작을 만들어낸다. 그게 또 재미있단다. 그간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이다. 댄스는 이렇게 육신을 발달시킨다. 시니어에게는 근력의 ‘발달’이 아니라 육신의 ‘부활’이라며 놀라워했다.

운동 종목마다 쓰는 근육이 다르고 근육과 관절을 쓰는 방식이 다르다. 검도, 등산, 탁구, 수영, 댄스 다 다르다. 처음에는 낯선 근육과 관절이 아우성치지만 차츰 익숙해지면서 자세와 동작이 나온다.

춤을 오래 춰서 잘 추는 여자는 몸매가 아름답고 온몸을 펼친 자세가 아름답다. 이렇게 날씬한 여성들과 손을 잡고 등을 받쳐주면서 춤을 춘다는 것 이 또한 행운이고 행복이다. 커플댄스이기 때문에 춤추는 상대가 선생이든 학생이든 아름다운 여성이다. 춤을 계속 추는 한 아름다운 여성을 끊임없이 만나면서 춤을 즐길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댄스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뻣뻣하게 굳어진 육신에 갇혔던 동작을 해방시키고 잠자던 근육과 관절을 자극하여 새로움 폼과 동작을 만들어낸다. /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수록 댄스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뻣뻣하게 굳어진 육신에 갇혔던 동작을 해방시키고 잠자던 근육과 관절을 자극하여 새로움 폼과 동작을 만들어낸다. /게티이미지뱅크

댄스도 기본이 중요하다. 피겨와 루틴을 익혀도 홀딩 자세나 뒷꿈치를 들어 올렸다 내리는 동작인 라이즈 앤 폴(Rise & Fall)이 제대로 안 되면 댄스하는 느낌이 안 나고 댄스도 제대로 안 된다. 라이즈로 몸을 올리고 흔들리지 않는 발 앞꿈치인 볼(Ball)의 힘과 균형을 유지하는 근력이 필요하다. 라이즈 뒤에 폴(Fall)로 내려앉아 동작을 이어가는 동안 근육의 긴장과 이완이 필요하다. 가슴을 위로 끌어올리고 좌우로 활짝 펴주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춤춘 지 석달이면 라이즈에 필수적인 발목 힘, 종아리와 허벅지 힘, 히프를 조이는 힘이 좋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댄스 입문 3개월 만의 소회를 물었다. “댄스는 내 육신을 단련시킨다. 댄스는 내 정신을 위로한다. 댄스는 내 감성을 풍부하게 한다. 댄스는 나를 더욱 인간답게 한다”라며 엄지척으로 만족감을 표했다.

댄스는 이처럼 다른 운동을 오래 한 사람에게도 유익하고 유용하다.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고 보완적인 역할도 한다. ‘武藝(무예)’라는 단어를 보면 무도에 검도 태권도 유도 등 많지만, 댄스도 예술적인 면이 있으므로 藝(예)적인 면에서 통하는지도 모른다.

댄스를 시니어들에게 권하는 이유는 운동 강도가 적당해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내 운동이므로 사시사철 기후와 관계 없는 점도 좋은 점이다. 시니어 중에는 여전히 골프,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 당구 등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이런 운동과의 큰 차이는 이런 운동들은 몸의 한쪽을 주로 쓰는 편측운동이지만, 댄스는 양쪽을 공히 사용하는 양측운동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한쪽으로만 사용하면 몸의 중심 축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그것은 낙상 사고를 예방해주는 균형 감각에도 영향을 준다.

다음으로 댄스의 특성은 바른 자세다. ‘업라이트(Upright) 자세’라고 해서 머리 꼭대기에 실을 매달아 천장에 매달린 모습이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목이 앞으로 숙여지는 습관 속에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목 근육이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어깨와 등근육인 승모근을 사용해야 해서 거북목이 되거나 저녁이면 등근육이나 어깨 근육이 뻐근하다는 증상을 호소한다. 댄스를 습관화하면 이런 습관은 바로 고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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