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미의 보석상자] (12)
소피아 로렌과 함께한 다미아니 주얼리
287년 전통 스위스 시계 블랑팡 빌레레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구씨와 염미정. 구씨는 염미정을 추앙한다. /사진=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구씨와 염미정. 구씨는 염미정을 추앙한다. /사진=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날 추앙해요”.

염미정(김지원 분)에게 '추앙'이란 '응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구씨(손석구 분)에게 추앙을 받는 염미정은 이렇게 말한다. “통장에 돈 꽂힌 것처럼 기분이 좋아요.”

구씨는 인적조차 드문 경기도 산포시 시골에 처박혀 싱크대 공장에서 일하고 매일 매일 소주를 마시는 술꾼이다. 본명은 ‘구자경’. 가슴팍을 풀어헤치고, 목이 늘어지고 땀에 전 반팔 티셔츠 차림에, 손에는 소주가 담긴 검정색 비닐 봉지를 든 이 남자, ‘구씨’.

말수도 거의 없는 외지인으로, 어떻게 산포의 싱크대 공장에 오게 되었는지 의문투성이였다. 드라마 초반에는 부유한 재벌가 출신인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의 정체는 조폭 두목이었다.

다소 후줄근해 보이는, 목이 다 늘어진 티셔츠를 입은 구씨. 그는 매번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의상과 대조를 이뤄서인지 구씨가 착용했던 십자가 목걸이의 존재감은 컸다. 드라마 후반, 조폭으로 돌아간 그가 염미정과 데이트할 때는 어마어마한 가격대의 장인이 만든 명품 시계도 착용했다. 대세 인기남 구씨의 십자가 목걸이와 시계를 들여다본다.

늘어진 티셔츠 목선 사이로 꼬임이 있는 체인에 매달린 삽자가 목걸이가 보인다. /사진=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늘어진 티셔츠 목선 사이로 꼬임이 있는 체인에 매달린 삽자가 목걸이가 보인다. /사진=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십자가 목걸이

‘구씨 십자가 목걸이’라고도 불리는 이 목걸이. 다미아니(Damiani) ‘벨에포크 크로스 네크리스’다. 다미아니는 이탈리아 주얼리 산업의 중심지인 발렌차에서 1924년 창립한 브랜드로 주얼리 분야에서 이탈리안 스타일을 극대화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구씨가 착용한 십자가 목걸이(좌), 십자가 두개가 겹친 디자인으로 구씨는 안쪽의 십자가만 착용했다. /사진=다이아니 홈페이지
구씨가 착용한 십자가 목걸이(좌), 십자가 두개가 겹친 디자인으로 구씨는 안쪽의 십자가만 착용했다. /사진=다이아니 홈페이지

다이아니의 상상력의 원천이 됐던 것 중 하나가 여성 아이콘이었다. 여성 아이콘을 통해 무수히 많은 영감을 얻고 작품을 선보여 왔다. 대표적인 다이아니의 뮤즈가 50년-60년대 대표적 육체파 배우이자 영화계 최고의 디바인 소피아 로렌이다. 소피아 로렌은 다미아니와 평생을 함께했다. 다미아니 주얼리 창조의 원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이아니의 영원한 뮤즈, 배우 소피아 로렌. /사진=다미아니
다이아니의 영원한 뮤즈, 배우 소피아 로렌. /사진=다미아니

벨에포크(Belle Époque)는 다미아니의 베스트 셀러다. 1920년대 디바 스타일을 새롭게 재현한 컬렉션으로, 우아하고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구씨가 착용한 것은 벨에포크 네크리스의 라지 사이즈. 가격은 1400만원대다.

꼬임이 있는 목걸이 체인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십자가의 크기에 따라 스몰, 미디엄, 라지 사이즈가 있다. 구씨는 테두리로 감싸는 십자가를 빼고 안에 있는 십자가만 착용했다. 벨에포크 네크리스는 구씨처럼 안의 십자가만, 안과 바깥의 십자가를 합쳐서, 혹은 두 개의 십자가를 별도로 다른 체인에 매달아 다양하게 연출이 가능하다.

구씨의 명품 시계

드라마 후반에 연락이 끊겼던 구씨와 염미정은 수년만에 재회하게 된다. 구씨는 갈고 닦은 추앙 실력을 뽐낸다. 손이 시린 미정을 위해 털 장갑도 사주고, 포장마차에서 떢볶이와 김밥을 먹으며 알콩달콩 데이트를 한다. 이 장면에서 구씨는 명품 시계를 차고 등장한다.

구씨는 갈고 닦은 추앙 실력을 뽐낸다. 알콩달콩 데이트하는 장면에서 구씨가 착용한 명품 시계가 등장한다. /사진=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구씨는 갈고 닦은 추앙 실력을 뽐낸다. 알콩달콩 데이트하는 장면에서 구씨가 착용한 명품 시계가 등장한다. /사진=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구씨의 시계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블랑팡(Blancpain). 1735년 설립해 현존하는 시계 브랜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다. 287년 전통으로 자체 제작한 디자인과 부품 및 툴의 중요한 부분을 한 명의 워치 메이커가 수작업으로 조립하고, 마감 또한 수작업으로 하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구씨가 착용한 블랑팡 빌레레 시계. /사진=블랑팡 홈페이지
구씨가 착용한 블랑팡 빌레레 시계. /사진=블랑팡 홈페이지

구씨가 착용한 시계는 빌레레 컬렉션. 케이스는 레드 골드 소재에 시계줄은 브라운 색 악어 가죽으로 클래식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산포시에 살았을 때와 달리 머리도 기르고 티셔츠가 아닌, 긴 자락을 휘날리는 간지나는 코트를 입은 구씨는 고급스러운 시계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구씨가 착용한 시계는 캘린더, 퍼페추얼 캘린더, 문페이즈 기능을 장착한 컴플리케이션 시계. 가격은 무려 6000만원 후반대다.

추앙. 해방, 고구마 줄기 반찬 등… 뜬금없는 낯선 단어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는 끝났지만, 대세남 구씨의 매력은 끝날 줄 모른다. 구씨의 십자가 목걸이, 고급 차, 고급 시계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나의 해방일지에서 주얼리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작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구씨와 한몸 같은 십자가 목걸이. 구씨의 구원자가 되는 염미정을 상징하기 위한 소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해방일지' 포스터. /사진=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나의 해방일지' 포스터. /사진=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드라마에서 여러 차례 나온 다음의 문구도 인상적이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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