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미의 보석상자] (23)
주얼리로 보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봄날의 햇살' 최수연의 주얼리
법무장관 노리는 태수미의 주얼리는?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역삼역?”
최근 대박 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중 우영우(박은빈 분)가 하는 자기소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IQ 164의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로펌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다. 우영우가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대형 로펌 '법무법인 한바다'에 출근하는 것에서부터 드라마는 시작한다.
우영우는 사회성이 부족하고 감정표현이 서툴다. 엉뚱하고 솔직한 우영우의 모습은 때로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틀에 박힌 규칙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어눌하지만 팩트를 날리는 말솜씨, 앞머리를 가지런히 내린 바가지 머리, 학생복을 연상시키는 단정한 옷차림. 그런 우영우는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은은한 미소를 입가에 번지게 만들고 있다.
이런 우영우도 주얼리를 할까? 지금까지 본 8회차까지는 우영우가 한 주얼리가 크게 눈에 들어온 적은 없었다. 2화에서 흘러내린 드레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위장 신랑신부 역할을 했을 때, 우영우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장면이 있었다. 웨딩 드레스를 입을 때라 큼직한 귀걸이 한 개쯤은 할만도 한데 그 장면에서도 왕관에 부케만 들었을 뿐, 주얼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인물들은 어떤 주얼리를 할까?

봄날의 햇살, 최수연의 짧은 드롭형 귀걸이
최수연(하윤경 분)은 우영우의 로스쿨 동기이자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다. 학창시절부터 버벅거리는 우영우를 못 지나치고 도와줬지만 정작 성적이 항상 앞서갔던 그녀에게 미묘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보통사람들에겐 당연한 세상이지만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에겐 낯설고 어려운 일들을 말없이 먼저 도와주는 따뜻한 인물이다.
신입 변호사라는 직업 때문인지 단정하고 세련된 인상을 풍긴다. 그런 그녀는 짧은 길이의 드롭형 귀걸이를 즐겨한다. 귀걸이와 목걸이를 같이 착용할 때도 있지만, 귀걸이는 항상 착용하는 아이템이다. 법정에 설 때는 물론이고 일에 파묻혀 회사에서 밤을 새고 앞머리 구르프를 말고 있던 그날도 귀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최수연이 우영우에게 '우당탕탕 우영우'와 '권모술수 권민우' 같은 별명을 지어달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최강동안이나 최고미녀 같은 별명을 기대했으나, 영우는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을 만들어 준다. 이 별명을 듣고 감동한다. 그 장면에서도 최수연의 귀걸이는 반짝였다.
법무장관을 노리는 태수미의 스터드 귀걸이
태수미(진경 분)는 법무법인 태산의 파트너 변호사이자 명예, 집안, 미모, 실력까지 갖춘 완벽한 변호사다. 업계 1위라는 태산의 대표 자리를 넘어 더 높은 자리를 욕심내는 인물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본격적인 정계 입문을 준비하고 있다.
귀티 나는 외모에 노련하고 프로페셔널한 분위기의 그녀는 정장에 귀에 딱 붙는 스터드 귀걸이를 애용한다. 소덕동 팽나무 아래에서 신참 변호사인 우영우에게 스카우트를 제의할 때도 우아한 느낌의 흰색 블라우스에 반짝이는 스톤이 세팅된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소덕동 언덕 위에서 함께 나무를 바라봤을 때 좋았습니다. 한번은 만나보고 싶었어요"라며 우영우가 직접 찾아와 자신은 태수미가 낳은 딸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슬픈 눈으로 말하고 떠나가는 우영우를 차마 잡지 못했던 그 순간에도 태수미는 버튼다운 재킷에 투명한 보석이 장식된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그 반짝이는 스톤은 마치 눈물처럼 보였다.
‘귀걸이를 하면 1.5배 예뻐 보인다’는 말이 있다. 최수연이나 태수미 같은 전문직의 변호사들에겐 미모를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전문성을 더 부각시키는 아이템이 바로 귀걸이다. 우영우라는 인물에게는 굳이 다른 이들처럼 반짝이는 귀걸이가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우영우의 맑고 투명한 눈이 보석처럼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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