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니 시로 PD『주문을 틀리는 요리점』다섯 번째 이야기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에 가보지 않을래?” 친구 나오가 그렇게 말했을 때, 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극렬 팬이었던 나는 “그 『주문이 많은 요리점』패러디 기획 식당? 완전 재미있을 것 같아!”라며 자세한 것은 묻지도 않고 승낙해버렸다. 그녀가 가진 정보 역시, 평소 알고 지내던 PD가 기획한 기간 한정의 특별한 레스토랑이라는 것뿐.
어떤 곳일까. 살짝 조사를 해보았지만 자세히 알 수는 없었다. ‘뭐, 모르고 가보는 것도 즐거움이지!’ 약속 당일을 설레는 가슴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오픈 첫날. 나오와 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평소처럼 수다를 떨면서 10분 정도 걸었을까. 어느새 식당 앞에 도착했다. 나오와는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이인데, 만날 때마다 ‘아, 시간이 모자라!’하고 안타까워할 정도로 매번 대화의 끝이 보이지 않는 친구다.
레스토랑은 화이트 톤의 멋진 외관이었고, 가게 이름을 적은 간판에서 ‘まちがっている(틀리는)’의 ‘る’자를 옆으로 뉘어 높은 것이 센스 만점! 가슴이 더욱 두근거린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어서 오세요~’하고 직원들이 따뜻하게 맞이해주었다. 청결한 느낌의 가게 안에 흐르는 온화한 분위기 덕분일까. 신기하리만치 마음이 편안해졌다. ‘직원들이 모두 생긋생긋 웃고 있어서 그런가?’ 생각하는 찰나, “어서 오세요. 두 분이 오늘의 첫 손님입니다.” 밝고 부드러운 음성이 들려왔다.
“아, 오구니 씨, 축하해요.” 나오는 오구니 씨에게 나를 소개하면서 준비해 간 선물을 건넸다. 피아노 옆 테이블로 안내를 받고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물을 가져다주고 주문을 받는 직원은 고령인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지역밀착형 기획이니까, 역시 근처에 사시는 노인 분들이 자원봉사하러 온 건가?’ 밝고 상냥한 분위기의 직원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을 걸어 주기도 하고 미소를 건네주는 덕분인지, 내 얼굴에도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수시로 물컵을 채워주는 모습에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나기도 하고 직원들끼리 다정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바라보며 ‘서로 저렇게 다정하게 대하는 걸 보니 정말 여기 분위기 좋네’하고 묘하게 납득하기도 했다.
드디어 주문한 요리가 도착했다. 먼저 테이블 위에 올라온 것은 나오가 주문한 물만두, 탱탱해 보이는 것이 정말 맛있겠다! ‘내가 주문한 피자도 분명 맛있을 거야……!’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는 내 앞으로, 영문 모를 햄버그스테이크가 도착. ‘어라’ 나도 모르게 소리가 흘러나왔고, 음식을 가져온 직원도 “어”
나오도, “어머”, 주변에 있던 다른 직원도, “어?” 서로 얼굴이 마주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씨, 햄버그스테이크는 저쪽이에요.” 그러자 그분은, “아, 그렇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햄버그스테이크는 주인을 찾아 다른 테이블로 향했다. 이윽고 나의 테이블에 피자가 도착했다. “후후, 직원 분이 착각하셨나 보네요.” 웃으며 먹음직스러운 피자를 받아들었다.
‘이게 대체 어디까지가 콘셉트인 거지?’ 생각하고 있는데, 나오의 어깨 너머로 가게 안에 걸린 패널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저희 홀에서 일하고 있는 종업원은,
모두 치매를 앓고 있는 분들입니다.
가끔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부디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랬구나!’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내오는 직원들이 모두 치매를 앓고 있는 분들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그렇구나. 정말 멋진 기획이네.”
“응! 정말 순수하고 멋지다.”
※ 위 사연은 오구니 시로의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