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후보가 말한다]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예비후보
봉제특구·초등생 원어민 영어회화 무상 지원 공약

여성경제신문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화제의 후보자에게 듣는 '후보가 말한다'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약속을 그들의 '입'을 통해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쾌적한 동대문, 안전한 동대문, 투명한 행정을 하는 동대문을 만들겠습니다.”

6.1 지방선거에서 서울 동대문구청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필형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이력은 독특하다. 28년간이라는 젊은 시절 대부분을 '음지'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에서 근무했고, 퇴임 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19대와 20대 두 번의 대선을 치러내며 '여의도 전략통'으로 불렸다. 이번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 후보 조직본부 조직통합위원장을 맡았었다.

'그림자 전략가'로 여의도 정치판에서 유명세를 날리던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현실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왜 하필 '험지'인 동대문을 선택했을까. 여러 궁금증을 안고 15일 여의도 한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났다.

이필형 예비후보는 우리가 얼핏 상상하던 '국정원 분위기'를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이웃집 아저씨'에 가깝다. '블랙 같지 않다'는 농담에 그는 "일명 '블랙'으로 불리는 국정원 요원은 극소수"라며 "대부분 우리 옆에서 마주치는 일반 회사원과 같다고 보면 된다"고 웃었다.

국정원·청와대·두 번의 대선캠프… 화려한 이력의 '중고' 정치신인

'중고' 정치 신인 이 예비후보는 답십리 초등학교, 전농중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학사·석사를 취득하는 동안 동대문구와 인접 지역에서 살아온 동대문 토박이다. '험지'인 동대문에 출마한 이유가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출마를 결심하기 전 두 달여 동안 매일 동대문구를 걸었다. 많을 때는 하루 4만보를 걸은 적도 있다. 걸으면서 구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많은 분들이 ‘동대문구는 발전했는데,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미흡한 부분이 있다. 내 아이들이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터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안전성 부분은 제가 국정원과 청와대 근무를 하면서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역경제 성장세가 더디고 둔화되는 문제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걸으며 지역을 살펴보는 동안 제기동과 청량리 시장의 낙후성을 확인했고 저개발 지역과 열악한 환경의 봉제업체 3000여 개를 보며 내가 구청장이 돼서 새로운 동대문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이 들었다.”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예비후보(62)가 15일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세곤 기자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예비후보(62)가 15일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세곤 기자

정치 신인으로 인지도 올리기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구민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키는 게 어렵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예비후보는 “이필형이라는 이름이 우리 지역(동대문구)에선 '이필승'으로 통한다”라며 “장안에 있는 벚꽃길과 배봉산에서 명함을 나눠드리면 (강렬한 이름 덕분에) 관심 있게 봐주신다”라고 말했다.

후보의 '기대'와 달리 동대문구는 보수진영에게 ‘험지’로 꼽힌다. 동대문구는 옛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지역구이지만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2012년 홍 의원을 꺾은 후로 보수정당이 '탈환'한 적은 없다. 동대문구청장 역시 2010년 이후 민주당이 독식했다. 그래서인지 이 예비후보는 인터뷰 내내 '지역 기득권인 민주당을 무너뜨리고 동대문에 보수의 '깃발'을 꽂아 윤석열 정부 성공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동대문의 상징인 흥인지문(興仁之門) 일명 동대문(東大門)을 동대문구로 찾아오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보수 험지 동대문 탈환… 윤석열 정부 성공의 밀알”

이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 말 발길이 닿는대로 동대문을 걷다가 동대문이 동대문이 아닌 종로구에 속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때 '아 새로운 동대문의 시작은 동대문 상징을 주민들에게 찾아드리는 것이겠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진영 험지인 동대문을 보수진영의 '텃밭'인 새로운 동대문으로 만들어야 2년 뒤 총선은 물론, 윤석열 정부 성공의 밀알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예비후보의 얘기처럼 흥인지문, 일명 동대문은 1943년 경성부(현재 서울)의 구제(區制) 실시로 7개 구(종로구·중구·용산구·서대문구·동대문구·성동구·영등포구)가 설치될 당시 동대문구 관할이었다. 이후 1975년 동대문구 관할이었던 숭인동·창신동(흥인지문 바깥 지역) 일대가 종로구에 편입되면서 동대문 역시 종로구 관할로 바뀌었다.

이 예비후보는 “문화재청·종로구청장과 담판을 지어서라도 관리권만이라도 동대문이 갖도록 하겠다”며 “중앙 정부와 상의해서 동대문구민에게 동대문의 상징을 되찾아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예비후보는 동대문구 지역을 걸으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책도 내놨다. 봉제산업 특구 지정과 초등학생 원어민 회화 무상 지원이 대표적 사례다.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예비후보가 서울 동대문구 공원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이필형 예비후보 측 제공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예비후보가 서울 동대문구 공원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이필형 예비후보 측 제공

그는 “동대문을 걸으면서 울컥했던 것은 봄날인데도 열기가 뜨거운 간이수공업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런닝복 바람으로 일하며 미싱(재봉틀)을 돌리는 모습이었다”며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 동네(동대문구)가 더 나은 동네가 될 수 없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대문 두타 같은 곳에 있는 디자이너와의 협업, 해외시장 판로 개척 지원 등 봉제산업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문동 철도차량기지창에 대한민국 봉제산업을 집약할 수 있는 특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현재 봉제산업이 동대문구 세수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만약에 봉제 세수가 40~50%만 올라도 동대문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진다”고 부연했다.

“동대문 살았던 시절, 기적을 만났던 시절이었다는 기억 만들 것”

이 예비후보의 공약 실현을 위해선 중앙 정부와 서울시의 협조는 필수다. 윤석열 대선캠프와 인수위 자문위원을 거치며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한 이 예비후보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구청장이 된다면 전력투구해서 동대문구가 봉제로 새로 거듭나도록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초등학생 원어민 영어회화 무상 지원도 눈길을 사로잡는 공약 중 하나다. 이 예비후보는 “동대문구에는 경희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등 국내 일류 대학들이 있다”며 “이들 대학과 협의해 이들 대학에 다니는 유학생들에게 구에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일종의 재능 기부를 받는다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소득층 자녀들은 특히 영어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데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한다는 보수의 기본 정신이자 저의 소신을 지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예비후보의 공약으로는 △구정의 전면개혁 △법무보호관찰소 이전 △서울 동북권 전통관광벨트 프로젝트 △이문동 지하철차량기지 공간활용 등이 있다.

이 예비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주민 여러분께서 해주신 말 중에 정말 가슴에 닿는 것은 ‘구정 살림을 내 집 살림처럼 해달라’는 말씀인데 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내일이 있는 삶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동대문 살았던 이 시절이 정말 좋은 시절, 내 소박한 꿈을 꾸고 내 삶의 작은 기적들을 만났던 시절이었다고 기억하실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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