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포심에 투표 포기 사태 대비
국힘 "공명선거 조직 가동해 철저히 감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이 사전투표 독려에 대선 승리 사활을 걸었다. 양측은 현재 지지율 접전 상황에서 지지자 한 명이라도 투표장에 이끌기 위한 방편을 모색해야 한다. 사전투표가 지지층 투표 경향성을 띤다는 점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승리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집계한 2일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는 21만 9241명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유행 정점이 이달 초·중순으로, 이 무렵 하루 확진자가 최대 35만명까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본 선거일인 9일이 정점 예상 기간에 걸쳐 있어 투표가 몰릴 경우, 유권자들의 코로나19 감염 공포심 때문에 최종 투표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저 송영길은 3월 5일 사표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누구나 가슴속으로는 사표를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품속에서 '사표'(사전투표의 앞과 뒷자를 딴 말) 봉투를 꺼냈다.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줄임말을 이용한 홍보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에게 사전투표와 본투표에 적극 참여해서 더 나은 대한민국,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호소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복잡한 조건으로 인해 투표 포기자가 속출할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취약계층인 60대 이상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게 정설이다. 코로나 확진·자가격리자는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5~6시 사이에 투표장에 도착해야만, 본 선거일은 9일 오후 6시~7시 반 사이에 투표장에 도착해야만 투표가 가능하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20만명이 넘었다. 이 추세라면 확진자·자가격리자의 투표 참여에 따라 대선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국민의힘이 모든 공명선거 조직을 가동해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철저히 감시하겠다. 민심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대한 사전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보수층 일각의 '사전투표 부정선거 의혹'을 불식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앞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드시 3월 9일 당일 투표만 해야 한다. 사전투표는 안된다"며 "사전투표를 하면 내 표를 부정선거의 재료로 내어주는 꼴이 된다"고 적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일 사전투표 조작설을 유포해 투표 참여를 방해한 혐의로 황 전 대표와 민경욱 전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 유세에서 "많은 분들이 사전투표하면 본인의 한 표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말라"라며 "사전투표부터 한 뒤 5일부터 9일까지 주변에 투표 안 하신 분들을 설득하는 선거 운동을 해 달라"고 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미 당 차원에서 충분한 대책을 세워놓았다"며 "사전투표 관리 부실 등 투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완하기 위해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전투표함 이송과정에 국민의힘 참관인이 동행하고, 사전투표함 보관 장소에 CCTV를 설치하여 투표함 관리를 대폭 강화했다"며 "지금은 단 한 표도 소중한 초박빙 구도다. 상대 후보 지지자들은 사흘 동안 투표하고, 우리 지지자들은 하루만 투표해서야 되겠냐"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사전투표율 고조에 따라 여야 유불리가 나타난다는 보장은 없다"며 "2020년 총선이 2017년 대선보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는데, 최종투표율은 낮았기 때문에 연관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때문에 특정 세대가 영향을 받는데 누가 아픈 몸을 이끌고 갈지 모를 일"이라며 "박빙이라서 아무것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