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21일 토론회 직후 "윤 후보 발언 가장 실망"
하태경 "집 찾아가서 정성 다하는 모습 보여야"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결렬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파상공세를 가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측은 단일화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토론에서 안 후보는 윤 후보를 시작부터 몰아세웠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재정은 확장해야 하고 재정 건전성은 확보해야 하는데, 생각한 방법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윤 후보가 “불가피하게 재정확장과 금융긴축이라는 게 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해답은 없다”고 답하자 안 후보는 “깊이 고민을 안 하신 것 같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안 후보는 토론회 2번째 순서인 ‘차기 정부 경제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 토론에서도 윤 후보에게 “정부 데이터 개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에 나섰다. 윤 후보가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또 보완 사항도 있는 거 아니냐”고 답하자 안 후보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토론 내내 안 후보의 압박 공세에 시달린 윤 후보는 헛웃음을 짓거나 답변을 얼버무리는 방식으로 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비판에 “오버를 많이 하신다”며 받아친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
토론 직후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발언이 가장 실망스러웠다"라고 소감을 말했고, 윤 후보는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스튜디오를 떠났다.
이는 지난 1차와 2차 토론에서 양 후보 간 훈훈한 장면이 연출된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 11일 2차 토론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과 관련, "검찰이 성남FC 관련 부실수사를 하고, 자금추적 시도를 했다가 상부에서 눌러 차장검사가 사표를 냈다는 보도를 보셨느냐. 이 후보에게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느냐"며 안 후보에게 물었다.
안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답하며 반문적 연대에 화답했다. 지난 3일 1차 토론에서 윤 후보가 부동산 관련 ‘오답’을 내놨을 때에도 안 후보는 날선 비판을 자제했다.
안 후보는 22일 선거운동 재개 후 첫 지역 방문 일정으로 찾은 부산에서도 윤 후보를 향한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정권교체만 되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며 "그것은 정권교체가 아니고 적폐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경제를 잘 모르고, 능력이 없으면 정권교체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20세기 산업화 시대에는 '대통령은 다 알 필요가 없다. 그냥 머리를 빌리면 된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건 수십 년 전 사고방식"이라며 윤 후보를 거듭 직격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각 분야 전문가 인재들 잘 기용했다’는 취지로 말한 윤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안 후보의 윤 후보를 향해 높아지는 비판 수위에 대해 장지훈 국민의당 공보팀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저희의 입장은 늘 똑같았다”며 “꼭 필요하고 논해야 할 말을 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은 이미 충분히 입장을 밝혔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안 후보가 지난 20일 '후보 단일화' 철회를 선언하면서 표면적으론 단일화 작업이 위기를 맞았지만, 다음달 4일 사전투표일 전까진 대타협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TBS교통방송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투표를 앞두고는 하루가 한 달이다”며 “안 후보가 ‘여론조사 단일화는 끝났다’라고 발표한 지난 20일 오전에도 여러 가지 사건들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를 향해 “단일화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한다. 안 후보 집을 직접 찾아가서 삼고초려를 하더라도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고 촉구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2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최고위원은 "여론조사를 통해서 단일 후보를 정하는 방식의 단일화는 사실상 끝났지만 그다음 단계는 (남아 있다)"라며 "안 후보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계속 제시했는데, 그것은 윤 후보와 합심해서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고 야권 단일 후보를 통해서 정권 교체의 주역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