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효 실천사례 발표대회 보호자 부분]
59세 초기 치매 어머니 바지 갈아입히는 장남
장남에게 잊지 않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어머니
안녕하세요. 59세 초기 치매 어머니를 모시는 아들입니다.
2022년 새해, 1월 1일에 있었던 일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어머니는 손이 많이 어줍어지셔서 지퍼가 있는 바지를 혼자 못 채우십니다. 고무줄 바지를 입으셔야 할 것 같았어요. 그런데 기모가 달린 고무줄로 되어있는 바지를 찾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가 탄방동에 있는 한 가게에서 어머니가 입을 만한 바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족들이 원하는 바지가 몇 가지 있어서 입어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집에서는 의자에 앉아서 바지를 입으시는데, 좁은 피팅룸에서 서서 바지를 잘못 입으시는 거예요.
아들인 제가 함께 들어가서 어머니께서 바지 벗고 입는 걸 도와드렸죠.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사이즈도 안 맞고 어머니 마음에도 안 드신다고 그러시더군요. 또 밖에서는 아빠와 동생이 다른 옷을 입어보라고 해서 5번은 갈아입는 것을 도와드렸어요. 화가 나더군요. 엄마에게 그리고 아빠와 동생에게도…
결국 바지를 골랐고 원래 입고 왔던 바지로 갈아입으려고 다시 피팅룸에 들어갔어요. 저는 옷 입는 내내 계속 쪼그려 앉아있었어요. 원래 입고 있던 바지를 입히고 제가 옆에 철푸덕 앉으니까, 엄마가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더듬더듬 만지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장남, 엄마가 고마워"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엄마가 맨날 어린아이처럼 짜증만 냈는데, 아직은 고마운 감정을 느끼고 계시구나... ‘엄마가 조금만 더 괜찮으셨으면 좋겠다. 내가 엄마한테 짜증 내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울컥했습니다.
엄마가 조금만 더 괜찮아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결혼하는 모습도 보셔야 할 텐데 말이죠. 엄마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