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전환 후 체질 개선 성과
디지털 경쟁·전국망 활용은 과제
새 행장에 영업력·혁신 역량 요구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이 연말을 끝으로 iM뱅크 행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iM금융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이 연말을 끝으로 iM뱅크 행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iM금융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이 연말을 끝으로 iM뱅크 행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그룹 내 리더십 구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 외형적 틀은 갖췄지만 앞으로는 전국 단위 영업망 활용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 후속 과제에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iM금융의 핵심 과제는 디지털 경쟁력 보강과 전국 단위 영업망 활용에 있으며 이번 인사 전환이 그 방향성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 회장은 지난 1998년 입행 이후 경제연구소에서 지역경제와 금융시장을 연구했다. 2012년 경영컨설팅장을 거쳐 영업점장, 은행 비서실장, 지주 경영지원실장을 맡았으며 2023년부터 iM뱅크(당시 대구은행) 행장을 지냈다. 지난해 3월 DGB금융그룹 회장에 오르며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했고 같은 해 연말 행장에 재선임됐다.

황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중은행으로 자리 잡기 위해 그동안 그룹 회장과 iM뱅크 행장을 겸임해 왔는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전임자들 선례에 따라 물러나기로 했다. 지주와 은행 이사회에 행장 퇴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기인 올해 말까지 은행장 임기를 마치고 앞으로 그룹 회장 역할에 집중하겠다“며 ”앞으로 3개월에 걸쳐 새로운 은행장 선임을 위한 그룹의 '자회사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이 가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중심으로 후임 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경영승계 체계, 인재육성 프로그램(HIPO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새로운 행장을 선임하는 절차에 들어간다"며 "객관적인 평가 기준과 공정한 절차를 바탕으로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갖춘 최적의 후보자를 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이 지난 1년간 이끈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 내실 확보에 집중했다. 자본비율은 2023년 말 13.59%에서 올해 15.52%로 높아졌고,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PRM 제도와 1인 지점장 제도를 통한 영업 효율화,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한 비대면 영업 확대가 병행되며 체질 개선이 진행됐다. 수도권과 지방 거점을 중심으로 지점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강원 원주, 경기 가산과 동탄 등 수도권 인접지역에 지점을 개설하는 데 이어 지난 4월 서울 마곡, 6월 천안, 청주 지점을 열었다.

다만 성장 동력 측면에서는 한계가 지적된다. iM뱅크는 월간활성이용자수 규모를 2030년까지 550만명 늘린다는 계획인데 지난해 말 기준 뱅킹 앱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지난해 기준 128만명 수준에 그친다. 금융당국이 기대한 ‘메기효과’도 당초 기대만큼은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국 영업망 확충과 기존 거점의 고객 기반 유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후임 행장에게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수도권 영업 확대, 지역 거점 관리 역량이 함께 요구된다. iM금융이 ‘뉴 하이브리드 뱅크’ 전략을 내세운 만큼 새로운 수장의 성격에 따라 은행 성장 전략의 무게중심이 달라질 수 있다. 지주 차원에서는 유상증자와 자사주소각 등 밸류업 과제가 이어지고 있어 황 회장이 회장직에 전념함으로써 자본정책과 그룹 전체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 변화가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iM금융의 성장 방향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주-은행의 역할이 분리되면서 리더십 전문성이 강화되고 새 행장이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칠 경우 기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경쟁 구도에도 일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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