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7조6582억, 반기 최대 기록
자사주 전량 소각 약속 이행, 환원율 113%
흔들린 신뢰 되찾고 주주가치 강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연합뉴스

MBK파트너스를 불러들인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이 경영 실패를 자초한 모양새다. 주주총회 대결에선 절반의 목표를 달성했지만 경영에서 손을 떼고 사모펀드에 맡긴 결과 고려아연에 비해 실적이 크게 밀리는 양상이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환경오염, 신사업 적자, 경영 불안정을 이유로 최윤범 회장을 정조준했다. 한데 두 차례 주총 결과는 정반대였다.

최 회장 측이 이사회에서 11 대 4의 압도적 우위를 확보했다.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도 또다시 표 대결이 예고되지만 현재 판세는 최 회장에게 기울어 있다.

최 회장이 자신 있게 내세운 카드는 ‘전략광물’이다. 지난달 고려아연은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6월부터는 중국이 수출을 막은 안티모니를 미국에 직접 수출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안정화를 이끌자 “한·미 관세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올해 상반기 고려아연 연결 기준 매출은 7조6582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 영업이익은 5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 태양광,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 ‘최윤범표’ 신사업은 흑자 전환하거나 매출이 늘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최 회장은 지난해 MBK·영풍의 공격을 막기 위해 공개매수로 사들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올해 두 번째 자사주 소각을 예고하며 약속을 지켰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주주환원율은 113.1%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공개매수 직후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며 시장의 우려를 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 “MBK·영풍은 외면하고 있지만 최윤범 회장이 이끈 이후 고려아연은 글로벌 전략광물 허브로 도약했다”며 “한때 비판받았던 신사업도 성과를 내기 시작해 MBK·영풍이 머쓱해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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