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구의 식료품·음료 소비가 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의 식료품·비주류음료 월평균 소비지출은 42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명목 기준으로는 1년 전보다 1.8% 늘었지만,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은 34만1000원으로 1.0% 감소했다.
즉 지출 금액은 늘었으나 물가를 감안하면 실제 구매한 양은 줄어든 셈이다.
올해 2분기 식료품·음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전체 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고물가 영향으로 가구 먹거리 실질 지출은 2023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줄다가 작년 4분기 1.8% 늘며 반등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위축됐다.
특히 올해 1분기 증가율이 0.4%로 둔화된 데 이어 2분기에는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환율 상승이 수입 원자재 가격에 반영되면서 식품기업들이 출고가를 잇달아 올렸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실질 먹거리 지출액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16년 2분기(33만원)와 비교해도 9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전체 소비지출의 14%를 차지하는 핵심 항목으로, 소비자들은 양을 크게 줄이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품을 찾은 것으로 정부는 분석했다.
음식점 소비가 늘면 식료품 소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 2분기 외식비 지출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 2분기 가구 식사비 실질 지출은 35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2020년 1분기 이후 5년 넘게 전체 물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2분기 물가지수는 125.33(2020년=100)으로 전체 물가지수 116.32를 크게 웃돌았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