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의 시니어 입장가] (46)
실력 있는 빈털터리 남자가 하루아침에
아름다운 왕비를 얻는 동화 같은 이야기

1995년 미국에서 제작된 <카멜롯의 전설(원제 : First Knight)>은 제리 주커 감독의 중세 역사 드라마 영화로서 숀 코너리, 리처드 기어, 줄리아 오몬드, 벤 크로스 등이 출연했다.

평범한 여자 신데렐라가 하루아침에 왕비가 되듯 이번에는 아무것도 없는 남자가 하루아침에 아름다운 왕비를 얻게 되고 자신은 왕이 되는 동화 같은 영화다. 숀 코너리의 카리스마가 빛나는 영화다. 줄리아 오몬드의 우아한 자태도 좋았다.

중세를 풍미했던 '원탁의 기사' 아서 왕의 전설 중 하나다. 격정적인 로맨스와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을 되살린 영화라는데 시대극이라 무거운 칼을 쓰는 액션 장면은 왠지 둔탁해 보인다.

영화 <카멜롯의 전설> 포스터 /왓챠피디아
영화 <카멜롯의 전설> 포스터 /왓챠피디아

정의와 평등을 주창하는 아서 왕의 정신이 숨 쉬는 카멜롯 城은 해자로 둘러싸인 높은 성이다. 이곳의 왕인 아서 왕(숀 코너리 분)은 평생 처음으로 아름다운 레오네스 성의 왕녀 기네비에(줄리아 오몬드)에게 사랑을 느끼고 청혼한다.

기네비에는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고 레오네스 성을 더 이상 혼자 통치해 나가기 어렵던 차에 아서 왕의 온화하고 현명한 인품에 반해 청혼을 받아들인다.

기네비에가 아서 왕의 왕비가 되기 위해 카멜롯으로 가던 중 도적 떼의 기습을 받아서 위기에 빠지는 순간, 혼자 떠돌며 살아가는 란셀롯(리처드 기어)의 도움으로 생명을 건진다. 란셀롯은 기네비에의 미모에 반해 키스하려고 하지만, 기네비아는 곧 결혼할 여자라며 거부한다. 그러나 란셀롯은 결혼 날 새벽 전까지 스스로 키스하자고 제의해 올 것이라는 예언을 한다.

덕분에 무사히 카멜롯 성에 도착하고, 아서 왕은 결혼 준비에 들어간다. 성에서는 축제 분위기로 여러 인공장애물을 통과한 사람에게는 아서 왕을 직접 알현하고 곧 결혼할 기네비에와 키스할 기회를 준다는 공고를 한다.

그러나 도전자들은 모두 실패하고 란셀롯만이 무사히 그 장애물을 통과한다. 란셀롯과 기네비에는 두 번째 만나게 되는 것이다. 아서 왕은 란셀롯에게 원탁의 기사 자격을 주며 같이 있어 달라고 하지만, 그는 자유로운 영혼을 고집하며 그 제안을 거절한다.

그러던 중 기네비에가 카멜롯을 정복하려는 야욕을 가진 맬러간트(벤 크로스)에게 납치된다. 이때 란셀롯이 홀몸으로 적진에 가서 기네비에를 구출해 나온다. 이쯤 되면 두 번이나 목숨을 구해줬으니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의 감정이 생긴다.

폭우가 쏟아지는데 큰 나무 밑에 잠시 비도 피하고 쉬면서 빗물을 나뭇잎에 담아 갈증을 해소하게 해 주는 장면이 두 사람의 애정을 더욱 깊게 만든다. 그러나 란셀롯은 어릴 때 부모가 적군의 침략으로 교회에 갇혀 불에 타 죽고 난 후 빈털터리다. 반면 아서 왕은 큰 왕국의 왕이며 기네비에의 레오네스 성까지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인물이니 선택의 여지는 없다.

영화 <카멜롯의 전설> 주요 등장인물과 배경이 되는 카멜롯 성 /TMDB
영화 <카멜롯의 전설> 주요 등장인물과 배경이 되는 카멜롯 성 /TMDB

아서 왕은 기사도를 아는 란셀롯을 그의 원탁의 기사로 받아들이고 기사 작위를 수여한다. 아서 왕이 기네비에와 결혼식을 올리려는 날 맬러간트는 그 사이 레오네스 성을 공격한다. 아서 왕과 란셀롯은 즉각 출정하여 적을 격퇴한다. 란셀롯은 교회에 갇혀 있던 레오네스 주민들을 구출해 내고 멜러건트 군과의 전투에서도 혁혁한 전과를 올려 와서 왕의 신임을 얻는다. 그리하여 원탁의 기사를 제의받는데 뜻밖에도 그가 수락한다.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그가 기네비아와 가까이 있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란셀롯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두고 결국 카멜롯을 떠날 결심을 한다.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기네비에를 찾아간다.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기네비아가 불러 세우며 뜨거운 키스를 퍼붓는다. 이때 마침, 문을 열고 들어선 아서 왕에게 들키고 만다. 아서 왕은 두 사람에게 크게 분노한다. 기네비에에게 란셋롯을 사랑하느냐고 질책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일시적인 감정일 뿐이라고 하지만, 아서 왕은 키스하면서 란셀롯을 바라보는 그윽한 그 시선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두 사람은 반역죄로 처형당할 위기에 처한다. 란셀롯은 원탁의 기사가 되면서 맹세한 형제의 우정을 강조하며 자신은 죽어도 좋지만, 기네비에는 죄가 없다며 사면해 줄 것을 애청한다. 그 순간 맬러간트 군이 카멜롯 성에 잠입해 들어와 아서 왕에게 죽음 또는 항복을 요구한다. 아더 왕은 항복을 거절하고 결사 항전을 택하지만, 적의 화살에 쓰러지고 만다. 란셀롯은 일대 전투에 임하고 드디어 적의 수장인 맬러간트를 쓰러뜨린다.

숨이 넘어가기 전의 아서 왕은 란셀롯의 용맹함을 칭찬하며 카멜롯 성과 기네비에를 란셋롯에게 맡기고 숨을 거둔다. 말린다고 두 사람이 헤어질 것도 아니고, 죽는 마당에 다 주고 가는 것이다. 죽을 때는 너그러워지는 모양이다. 기네비아가 죽어가는 아서 왕에게 키스하며 눈물을 흘리자, 아서 왕은 란셀롯에게 보냈던 그 그윽한 표정이라며 흡족해한다.

영화 <카멜롯의 전설> 스틸컷 /TMDB
영화 <카멜롯의 전설> 스틸컷 /TMDB

이 영화의 배역으로 볼 때, 숀 코너리는 1930년생으로 출연 당시 나이가 64세였다. 줄리아 오몬드는 1965년생으로 당시 나이 29세다. 35년 차이로 아버지와 딸 나이 정도 된다. 리처드 기어는 1949년생이다. 줄리아 오몬드와는 16년 차이로 숀 코너리보다는 연령대가 훨씬 가깝다.

숀 코너리보다 19살 젊으니, 둘은 젊은 커플로 보였을 것이다. 아서 왕으로 살았을 때는 란셀롯과 기네비에의 사랑 행각을 보고 나이차에 관한 콤플렉스도 작용하여 불같이 화가 났지만, 죽어가면서 란셀롯에게 기네비에는 물론 카멜롯까지 기꺼이 주고 눈을 감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여성경제신문 강신영 댄스 칼럼니스트 ksy69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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