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의 시니어 입장가] (45)
이 나이에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교감
영화 <앱솔루트 파워(Absolute Pwoer)>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직접 감독하고 주연으로 나온 영화다. 그 외에 진 해커먼, 에드 해리스, 로라 리니 등이 출연했다.
루서 휘트니(클린트 이스트우드 분)는 완벽한 직업 도둑이다. 늘 혼자 일하고 속임수와 변장에 능하다. 하지만 이제 고령이 된 그는 마지막 한탕을 준비하는데 워싱턴 DC의 거부이자 정계 막후 실력자인 월터 설리번(E.G. 마셜 분)의 집을 털 계획을 세운다.
80이 넘은 설리번은 아내와 사별한 뒤 젊은 아내 크리스티와 함께 살고 있는데, 두 사람은 바하마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다. 설리번은 그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미국 대통령을 만들어 준 사람이다.

그의 집에 몰래 침입한 루서는 조심스레 전자 경보장치를 뚫고 2층 침실에 들어서는데, 침실 벽의 비밀 유리문을 발견한다. 그 안엔 밖에서보다 더 많은 보석과 현찰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루서가 이것저것 쓸어담고 있는 사이, 밤새 텅 비어 있어야 할 그 집에 누군가 들어온다.
서둘러 유리문을 안에서 닫은 루서는 그때부터 차마 못 볼 광경들을 보게 된다. 그 유리는 이중창으로 되어 있어 밖에서는 거울이지만 안에서는 밖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방 안으로 들어선 두 남녀는 대통령과 설리번의 젊은 아내였다. 둘 다 이미 술에 취해 정신이 없다. 두 사람은 변태적인 성관계를 하는가 싶더니 남자가 여자를 사정없이 때리자, 여자가 칼로 남자의 팔을 찌르고, 이어 목을 겨누는 순간, 갑자기 총성이 울리며 여자는 즉사한다. 경호원들이 와서 사살한 것이다.
루서는 범행 현장에서 칼을 비닐봉지에 담고, 훔친 보석들을 담은 가방을 들고 창문으로 밧줄을 타고 도망친다. 뒤늦게 칼을 안 가지고 온 것을 안 경호팀은 되돌아가 보지만, 도망치는 루서의 뒷모습만 본다. 루서는 살인 사건의 목격자가 되어 살해 위협을 받게 된다.
경찰과 FBI는 루서를 이 도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접근한다. 그러나 노련한 루서가 말려들 리 없다. 단 하나, 그의 딸 케이트는 검사로 일하는 능력자다. 루서가 마지막 애정을 딸에게 보내지만, 딸은 그가 평생 교도소에서 보내 떨어져 산 기간이 길어 아버지 취급도 안 한다. 경찰은 케이트를 통해 루서를 유인한다. FBI와 경호팀은 경찰의 전화를 도청하여 루서 사살의 기회를 맞는다.
그러나 루서는 케이트와 만나는 현장에서 천우신조로 총알이 빗나가자, 도망쳐 설리번의 자동차 운전자로 등장하며 차 안에서 설리번에게 모든 사실을 밝힌다. 우선 자신이 설리번의 집을 턴 도둑이라고 밝힌다. 그러면서 훔친 물건은 모두 다시 갖다 놓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설리번은 처음 보는 일개 도둑의 말을 믿지 않는다. 루서는 “이 나이에 거짓말하지 않는다”라며 믿으라고 한다. 설리번이 뒷좌석에서 루서를 보니 정말 너무 늙어서 굳이 거짓말까지 할 나이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인 간의 교감이다.
루서가 결정적인 증거품인 칼을 전해 주자 설리번은 그 길로 대통령을 면담하러 간다. 곧바로 대통령의 자살 소식이 뉴스에 나온다. 절대적인 파워를 가졌던 대통령도 빼도 박도 못할 증거품 앞에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절대권력은 부패한다는 것과 절대권력에는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개 도둑도 권력의 감시자가 될 수 있으며 권력의 감시자가 되기 위해선 주인공처럼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점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영화는 이 작품 외에도 어둠속에 벨이 울릴 때(1971), 평원의 무법자(1973), 아이거 빙벽(1975), 파이어폭스(1982), 홍키통키맨(1982), 더티 해리 4(1984), 버드(1988), 용서받지 못한 자(1992), 퍼펙트 월드(1993),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 미스틱 리버(2003),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 그랜 토리노(2008), 아메리칸 스나이퍼(2014),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2016), 라스트 미션(2018) 등의 화제작을 포함하여 40여 편이 있다.
여성경제신문 강신영 댄스 칼럼니스트 ksy69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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