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위 제조 중심구가 졸지에 몰락
80% 기업 레드오션 고립 탈출도 못해
산업 전환이라 하긴 정치 책임 너무 커

한국 제조업이 GDP의 28%를 차지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자랑하는 '제조강국'이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전국 제조업체 10곳 중 8곳이 레드오션에 빠졌고 절반 이상은 신사업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벌어들인 기업 수익의 90%가 미국 정부 재정으로 흡수되는 '수익 이전 구조'까지 병행되며 산업 기반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은 단순한 산업 전환기 현상이라기보다, 정부와 정치권의 구조적 대응 실패와 정책 부실에 따른 책임이 훨씬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업체 218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신사업 추진 현황 및 애로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54.5%는 자사 주력 제품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응답했고, 27.8%는 ‘쇠퇴기’라고 답했다. 도입기 또는 성장기라는 응답은 17.7%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비금속광물, 정유, 석유화학, 철강, 기계, 섬유, 자동차, 식품, 전자 등 전통 산업 전반에서 80% 이상이 이미 시장 포화 또는 쇠퇴 단계에 진입해 있었다. 제조강국이라는 간판과 달리 내실은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경쟁우위도 이미 무너졌다. 현재 주력 제품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16.1%에 불과했다. 나머지 83.9%는 경쟁에서 밀리거나, 추월당했다고 자인했다. 한마디로 한국 제조업은 전방위적 경쟁력 붕괴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레드오션화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신사업 추진 비율은 42.4%에 불과했다. 57.6%는 "진행 중인 신사업이 없다"고 응답했다. 성장 정체를 타개할 전략조차 갖추지 못한 기업이 절반을 넘는다는 뜻이다.
신사업을 못하는 이유로는 ‘자금난 등 경영 악화’(25.8%)와 ‘시장성 불확실’(25.4%), ‘아이템 미발굴’(23.7%) 등이 꼽혔다. 기업들은 위기를 인지하고 있지만 뚜렷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 지원 역시 체감도가 낮았다. 기업들은 ‘신사업 시장 전망 불확실’(47.5%)과 ‘자금 조달 부족’(38.5%), ‘판로 미확보’(35.9%) 등을 실질적 장애물로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정부에 대해 △세액공제 직접 환급제 도입 △AI 특구 지정 △과잉설비 폐기 세액공제 재도입 △전력요금 감면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 전방위적 지원책을 촉구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변화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높은 불확실성에 위축된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의 실패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레드오션에 접어든 제조업이 성공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도록 투자 장려책과 AI 도입을 통해 기업 활력을 북돋아야 한다"고 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