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미터 1조 넘어선 LLM의 실력은?
쿼리 팬아웃 기술로 다중 의미망 생성
인간의 자의적 외삽 가능성도 사라져

구글이 마침내 검색의 주체를 인간에서 인공지능(AI)으로 전환했다. 바로 그 주인공은 1조 개 이상 파라미터를 가진 거대 확률 모델 제미나이(Gemini)다. 흔히 ‘대규모언어모델(LLM)’이라고 하지만 모든 LLM은 실제로는 언어를 처리하는 기계가 아니라 호출자의 입력에 알고리즘으로만 반응하는 정직한 구조물, 확률 계산기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25일 빅테크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웹 가이드(Web Guide)’ 기능을 실험 플랫폼 ‘서치 랩스(Search Labs)’를 통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사용자가 복합적인 문장을 검색하면, AI가 이를 해석해 관련 웹페이지들을 주제별로 자동 정렬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제 검색 결과는 더 이상 나열된 링크의 집합이 아니다. 구조화된 정보 맥락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번에 적용된 AI는 구글의 제미나이 기반 모델로 검색 질의와 웹 콘텐츠를 함께 이해하기 때문에 기존의 콘텐츠 선별 알고리즘과는 차원이 다르다. 구글은 이를 위해 ‘쿼리 팬아웃(Query Fan-out)’ 기술을 활용해 다방면의 의미망을 확장해 낸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구조화된 지식 흐름을 통째로 전달받게 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과정에 인간 편집자의 개입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의 검색은 사람이 만든 디렉토리, 사람이 설정한 알고리즘 기준 위에서 작동했다. 하지만 새로운 구글 웹 가이드는 확률 분포 기반의 언어모델이 독자적으로 의미를 파악하고 페이지들을 자동 분류한다. 정보의 정렬 기준 자체가 인간의 손에서 벗어난 것이다.
구글은 이 기능이 ‘일본에서 혼자 여행하는 법’ 같은 열린 질문이나, ‘시차가 다른 가족과 교류하는 방법’처럼 복합적인 문장을 검색할 때 특히 유용하게 작동한다고 밝혔다. 복잡한 탐색일수록 정보 흐름을 자동으로 정리해주는 AI의 역할이 강화되는 구조다.
현재 이 기능은 구글 검색 페이지의 ‘웹(Web)’ 탭에서 일부 사용자에 한해 제공되고 있으며, 향후 전체 검색 탭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구글은 “AI가 정보를 가장 유용한 위치에 배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계속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며 검색 전면 재구성의 신호탄임을 분명히 했다.
제미나이는 입력된 질문에 대해 훈련된 확률 공간 내에서만 작동하는 폐회로형 모델이다. 따라서 예측을 넘어선 자의적 외삽(extrapolation)이나 편향된 해석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닮게하는 보상 기반 강화학습(RLHF) 왜곡이 없다면 거짓말하지 않는다. 정렬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검색은 기본적으로 수학적 확률 연산의 범위를 벗어나기 어렵다.
국내에서 이날 네이버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출범한 가운데, 구글의 시스템 전환은 ‘검색’이라는 개념 자체를 재정의한다. 이제 구글 AI 검색은 질문만 받고 확률적으로 최적화된 답변만 내놓는다. 기존 포털 서비스에서 빈번했던 인간에 의한 조작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메시지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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