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매출 늘었지만 영업익↓
국내 생산 비중 커 관세 영향 불가피
美 전기차 보조금 조기 종료도 '부담'
日 처럼 관세 인하 협상 가능성 제기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 전경.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 전경.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2분기에도 견조한 판매를 이어갔지만 미국의 수입차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24일과 2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매출은 46조51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3조5331억원으로 전년보다 17.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아 역시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29조961억원, 영업이익은 17.5% 감소한 3조42억원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까지 도매 기준 현대차 206만6000대, 기아 154만8000대를 판매하며 연간 가이던스의 절반가량을 달성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본격화한 미국의 수입차 관세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5월부터는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판매량의 67%, 기아는 45%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관세 부과 전 선적을 늘려 재고를 비축했고 이후에는 이를 활용해 가격을 동결했으나 2분기 내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하순부터는 관세 부과 이후 입항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이후에도 수익성 하락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현대차·기아의 2025년 손익 영향은 4조9000억원, 2026년에는 총 9조1000억원(현대차 5조4000억원, 기아 3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여기에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도 부담 요소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 시행으로 기존 2032년 말까지였던 전기차 세액공제가 오는 9월 말 종료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최대 4만5828대, 매출 기준 약 2조72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 22일 미국과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2.5%로 절반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한미 간 관세 협상에서도 국산차에 대한 관세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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