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드론 시장 2029년 676억 달러 전망
러-우, 이-이 전쟁 등으로 군사용 수요 급증
美의 中 드론 규제 강화에 국내 업계 기회

최근 캐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군사용 드론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진단이 잇따른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드론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K-배터리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드론 시장은 2025년 353억 달러에서 2029년 67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세계 배터리 수요의 90%는 전기차가 차지하고 있으나 전기차 판매 부진이 배터리 산업 전반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지난해 실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전기차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따른 구조적 한계라는 지적이 따른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4.1% 감소했고 삼성SDI는 22.6%, SK온은 무려 52.2% 줄어들었다.
반면 드론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드론의 핵심 부품인 고성능 배터리 수요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등으로 군사용 드론이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군사용 드론 시장은 지난해 141억 달러 규모였으나 2030년 356억 달러로 연 평균 14% 성장이 예상된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대외협력실장은 전날 열린 ‘미국 OBBB 법률 및 비자 대응 전략 설명회’에서 "무인화 기술 중 실제 전장에 활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드론이 유일하다"며 "국방용 드론 생산은 무기 체계의 특성상 우방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론의 가장 큰 핵심과제로는 짧은 체공시간과 소음 문제 극복"이라며 "전기차 캐즘으로 배터리 산업의 경쟁 구도가 성능에서 가격으로 바뀌었는데, 드론은 고성능 수요가 있을 것 같아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올초 미국은 중국산 드론 기술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는 사전 공고(ANPRM)를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온보드 컴퓨터 △통신 시스템 △비행 제어 시스템 △지상 제어 스테이션 △운영 소프트웨어 △임무 계획 소프트웨어 △지능형 배터리 전원 시스템 △내부 및 외부 데이터 저장장치 및 서비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또는 응용프로그램 등이다.
현재 중국산 드론은 미국 시장에서 75%를 차지한다. 중국산 드론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한국 배터리 기업과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유석천 코트라(KOTRA) 글로벌 공급망사업팀장도 여성경제신문에 "방위산업 중심의 드론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미국의 정책적인 드론 도입은 중국 기업의 진입이 불가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해 기다리고 있기보다는 선제적으로 나서야 새 기회를 잡고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