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카디프 실사 자문사 선정
순익·보험수익 적자···수익성 마이너스
킥스 300% 넘고 보장성 위주 판매 강점
"시장 변동에 따른 대응력 높아질 것"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생명보험사 인수에 나선 가운데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카디프생명은 최근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급여력비율과 자본운용 역량이 높다는 강점을 가졌다.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금융지주는 종합금융사로서 경쟁력과 시장 변동 대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카디프생명 인수를 위해 실사 자문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디프생명 지분의 85%는 프랑스계 보험사 BNP파리바카디브가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15%를 보유한 신한은행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지속해서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여 왔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를 마치고 보험사 인수 시점에 관한 질문에 "빨리 하고 싶지만 파는 사람이 어떻게 나올지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회사는 지난해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보험판매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유력 인수 후보로 알려진 카디프생명은 최근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에는 208억원, 2022년 257억원, 2021년 28억원, 2020년 56억원, 2019년 58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본업인 보험수익 분야에서도 적자가 났다. 지난해 3분기 보험손익은 -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억원 감소했다. 보험수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서비스비용과 재보험수익이 줄어들어 이 같은 결과가 발생했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32%, -3.7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0.24%, -2.78%)와 비교할 때 더 하락한 수치다.
이에 한국금융지주는 카디프생명을 인수한 뒤에도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카디프생명 인수 이후 재정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적자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한국금융지주가 인수를 계획하는 것은 적당한 매물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카디프생명을 제외하고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보험사는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KDB생명보험 등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모회사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만큼 인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손해보험사는 인수 대상 후보 목록에서 처음부터 제외됐을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손보사끼리 순위 경쟁이 치열해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단기간에는 자리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보는 최상위권 빅3(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를 제외하면 충분히 5~6위권에는 안착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매물로 나와 있는 생보사 중 KDB생명은 최근 산업은행이 지분의 76.19%를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한 뒤 다시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KDB생명은 지난 10년간 M&A 시장에 나와 있었으나 매각이 불발됐다. 이전까지 KDB생명의 최대주주였던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는 산업은행이 당시 금호생명이었던 KDB생명을 인수하면서 조성됐다.
카디프생명은 KDB생명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인수 가격이 저렴하고 자본 건전성이 높다. 한국금융이 카디프생명 지분 100%를 인수할 때 인수 가격은 1000억원에서 2000억원 사이로 예상된다. 반면 KDB생명 인수에는 3000억~40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카디프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300%를 초과하며 생명보험사 평균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카디프생명 경영공시를 보면 K-ICS 비율은 327.12%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05.42%)에도 높은 수준이었으나 더욱 개선된 것.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9월 말 기준 생보사의 K-ICS 비율 평균은 211.7%였다.
보장성 상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카디프생명의 장점이다. 지난 2023년 결산공시 기준 카디프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5만5946건의 일반계정 계약 중 보장성 상품 계약은 83.6%인 4만6763건을 차지했다. 보장성 상품 계약 금액(주계약보험가입금액)은 1조7966억원으로 일반 계정 보험료 전체(2조4491억원)의 73.4%였다.
또한 카디프생명의 부실자산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0.02%로 생보사 평균(0.12%)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었다. 2024년 11월 기준 운용자산이익률(ROI)은 3.21%로 전년 동기(1.92%) 대비 개선됐다.
한편 한국금융이 카디프생명을 인수할 경우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자산운용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생보사는 장기적인 보험 상품을 통해 안정적인 보험료 수입을 창출하기에 투자업과 증권업이 강한 한국금융이 생보사를 인수할 경우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력 부분에서 보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금융지주로서 입지도 강화될 전망이다. 김 교수는 "미래에셋그룹, 메리츠금융지주 등 경쟁사가 이미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험사 인수 계획은 현명한 판단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