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변 체제'에서 변화해
두 기업 재계 연대 필요성 커져

네이버와 카카오가 한국경제인협회에 가입했다. 삼성그룹·SK그룹·현대차그룹·LG그룹 등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됐던 한경협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합류하면서 운영 방향에 변화가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한경협은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네이버와 카카오의 가입 안건을 승인했다. 이로써 한경협은 지난해 2월 아모레퍼시픽, 위메이드 등 뷰티·게임 분야의 회원사를 새롭게 유치한 데 이어 양대 산맥인 정보기술(IT)기업을 모두 회원사로 품게 됐다. 한경협은 하이브, 두나무 등 엔터테인먼트와 블록체인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신규 가입도 승인했다. 제조업·금융업 중심이었던 조직을 신사업 분야의 기업들로 재편하겠다는 의지와 한국 경제의 지형 변화가 엿보이는 결과다.
과거 한경협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가입을 요청했었으나 두 기업 모두 가입을 거절하며 불발됐다. 당시 네이버는 중견기업연합회와 벤처기업협회에 가입된 상태였고 카카오도 인터넷 생태계 발전과 상생 노력을 경영 화두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이해관계에 종속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여 년의 시간이 지난 끝에 네이버와 카카오도 마음을 바꿨다. 두 기업이 마음을 바꾼 데에는 최근 변화한 한경협의 이미지와 급변하는 산업 판도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23년 한경협은 55년간 유지했던 전경련이라는 이름을 한경협으로 바꾸고 협회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시도를 시작했다. 2017년부터 드리워졌던 국정농단의 그림자를 청산하고 대기업 대변 단체라는 보수적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또한 네이버와 카카오 입장도 대기업 반열에 오르면서 재계와의 연대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또한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고 있기에 한경협을 통해 정부와의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규제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한경협이 다양한 국가에서 경제협력위원회를 운영하는 만큼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IT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양성과 독창성을 앞세운 기업이었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통적인 대기업 사이에서 정체성을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온라인플랫폼법 등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같은 특정 업종 단체에서 힘을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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