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체 시장으로 인도 시장 공략
롯데웰푸드·오리온, 초코파이·빼빼로
농심·삼양·오뚜기 등 라면도 현지 인기

식품업계가 인구 수 14억 명의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내수 시장에선 인구 수 감소, 고령화 사회 등으로 성장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해외 신(新) 시장 공략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10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도 인구는 14억 명으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수 1위를 차지했다. 소비시장에선 미국, 중국 다음으로 3위다. 국내 식품 기업들은 인도 현지의 저렴한 인건비와 토지 비용을 활용하기 위해 공장 및 설비를 증설하는 등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토대를 다지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롯데는 최근 인도에서 신공장 준공식을 열고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6일 인도 서부지역의 푸네시에서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준공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등이 직접 참석했다.
롯데는 롯데웰푸드를 통해 2004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재 건과 법인인 롯데 인디아와 빙과 법인인 하브모어 등 두 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인도 매출은 2023년 기준 27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초코파이는 인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빼빼로도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번 푸네 신공장은 롯데웰푸드가 2017년 12월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증설한 생산시설이다. 공장 부지 면적은 6만㎡로 축구장 8개 크기에 달하고, 기존 구자라트 공장보다 6배 큰 규모다. 신공장에는 롯데웰푸드의 자동화 설비 등 한국의 선진 생산 기술을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롯데웰푸드는 빙과 성수기에 안정적인 제품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해지며 올해에만 빙과 매출이 전년 대비 15% 이상 신장이 예상된다. 현재 9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푸네 신공장은 오는 2028년까지 생산라인을 16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하브모어는 롯데 브랜드 제품 생산도 확대한다. 현재 구자라트 공장에서 월드콘을 생산하고 있으며, 푸네 신공장에서는 돼지바, 죠스바, 수박바 등을 연내 순차적으로 생산해 인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상반기 내에 출범하는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의 통합 법인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물류 거점을 통합해 효율화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다. 또한 인도 하리아나 공장을 빼빼로 브랜드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낙점하고 올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오리온도 초코파이를 앞세워 인도 시장을 공략 중이다. 2018년 인도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2021년 2월 인도 북부 라자스탄 지역에 현지 생산공장을 완공하면서 3월부터 초코파이 생산에 돌입했다. 또한 2023년 상반기부터 스낵 생산라인도 신규 도입해 현지 입맛에 맞춘 꼬북칩을 선보이고 있다.

인도인들의 K-라면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 인도는 라면을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이 먹는 나라로 꼽힌다. 라면 소비량만 지난 2023년 기준 연간 86억8000만개에 달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4년 사이 인도 라면 수출액은 200% 넘게 성장했다. 2019년 370만 달러(약 49억원)에서 지난 2023년 기준 1128만 달러(약 150억원)을 기록했다.
인도 영자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서도 지난해 4월 “인도에서 K-팝과 K-드라마 인기가 올라가면서 한국 라면 소비량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본 국내 라면 기업들의 인도 현지 시장 진출도 잇따랐다. 농심은 인도에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연평균 63% 성장했다. 2011년 부산 공장에 할랄 제품 생산시설을 갖추고 KMF 할랄 인증을 받은 후 2016년부터 인도에 신라면을 포함해 닭고기를 즐겨먹는 인도 소비자를 겨냥한 신라면 치킨 맛 제품도 2023년 출시하며 총 18개 제품을 수출 중이다. 또한 농심은 현지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 인플루언서와 대학생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7년 불닭 시리즈, 삼양라면 등을 인도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0월 인도의 대기업 릴라이언스 산하 대형마트에 입점했다. 오뚜기도 2018년 육류 성분을 제외한 '채식주의자용 진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카레, 토마토, 매운맛, 자작한 국물 등 인도 현지인들의 라면 선호도에 맞춘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인도 시장은 ‘넥스트 차이나’로 불린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현상 잇따르면서 대체 시장으로 인도가 꼽힌다. 국내 식품기업들이 글로벌 매출 비중을 확대하려는 전략과 맞물리며 인도 시장에서의 성장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인도 소매 시장은 약 8360억 달러 규모에 달하며, 그 중 63%가 식료품 분야로 가장 높게 차지하고 있다. 인도의 소득 수준은 여전히 낮지만 스마트폰 보급 확산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인도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와 급증하는 중산층을 바탕으로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이커머스의 급성장으로 새로운 소비 시장이 열리고 있어 식품업계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또한 인도는 다양한 문화와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고 이에 맞춘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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