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모드(SA)·28㎓ 주파수 설비 모두 미흡
"사업적으로 투자할 만큼 완성된 기술 아냐"

제6세대 이동통신(6G) 시대가 다가오고 있으나 경쟁 시 필요한 5G 단독모드(SA) 발전, 28㎓ 주파수 설비가 미흡한 상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 실패가 기술 개발을 더디게 만들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28㎓ 주파수 기술 자체가 아직 안정되지 않아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반박도 존재한다.
2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6G 기술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0월 제17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6G 기술 개발을 위해 2024년부터 2028년까지 4407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23년 11월에 6G 글로벌 주도권을 쥐기 위해 △무선통신 △모바일 코어 △6G 유선네트워크 △6G 시스템 △6G 표준화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 '6G R&D 추진전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렇듯 정부와 통신 3사가 적극적인 6G 개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반응은 엇갈린다. 한국의 5G 경쟁력이 추락한 원인이 정부라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컨설팅 회사 키어니가 지난 6월 33개 국가의 '5G 준비 지수'를 평가한 결과 한국은 호주와 함께 공동 6위에 그쳤다. 4년 만에 미국(1위), 싱가포르(2위), 핀란드(3위), 일본·노르웨이(공동 4위)에 추월당한 것이다. 키어니는 한국의 5G 경쟁력이 추락한 원인으로 통신 3사의 28㎓ 주파수 포기, LTE(4세대 이동통신) 망을 활용하는 5G 비단독모드(NSA) 고집을 꼽았다.
5G SA는 데이터 처리를 순수하게 5G망 안에서만 하는 기술이다. 한국에서는 현재 5G와 LTE(4세대 이동통신)망을 혼용하는 방식인 5G NSA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SA 방식은 NSA 방식과 달리 5G망만 활용하는 만큼 데이터를 처리할 때 지연 시간이 적고 다운로드·업로드 속도도 빠르다. 6G(6세대 이동통신) 구현을 위해 필수적인 인프라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주요국 통신사들이 5G SA 서비스 구축에 적극 나서는 것과 달리 한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수식어구가 무색하게 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KT만 5G SA 전국망을 구축했으며 SK텔레콤은 기업용(B2B) 시장에서 일부 활용에 머물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5G SA 망을 별도로 보유하지 않고 있다.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28㎓ 주파수 대역의 적용도 필요하지만 한국의 통신 3사는 사업성 부족으로 28㎓ 주파수를 포기한 상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28㎓는 시장에 도입하기에 아직 성숙한 기술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기술을 선택할 경우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는 명확한 혜택은 없는 반면 비용은 많이 든다"며 "경제성이 없는데 조건을 걸어서 기술을 채택하게 하려고 한 정부의 정책이 무리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이 미흡했기 때문에 한국이 뒤처지고 있다는 주장이 잘못됐다는 반론도 있다. 이 교수는 5G SA나 28㎓ 관련해서 한국이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에 "나라마다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통신 3사 관계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5G 28㎓ 기술은 아직 사업적으로 투자할 만큼 완성된 기술도 아니고 정부가 지원을 해준다고 해서 크게 메리트가 느껴지는 분야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28㎓ 기술을 6G에 사용할 지도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계속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5G와 6G는 속도 차이만 있을 뿐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동시에 활용된다. 위성통신을 활용하는 UAM 등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용자가 사용하게 될 자율주행, AR 등은 5G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이에 향후 6G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대로 된 5G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