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중립 선언 "소액주주에 주총 결과 달렸다"
모녀 측과 형제 측, 소액주주 설득 위한 치열한 경쟁
소액주주 표심, 한미사이언스 미래 경영 방향 좌우

한미약품 /연합뉴스
한미약품 /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이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중립으로 행사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소액주주들의 손에 달리게 됐다.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이번 경영권 다툼의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7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6.04%를 보유하고 있어 주총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주요 주주로 꼽힌다. 하지만 이달 26일 진행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연금은 중립을 선언하며 특정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모녀 측과 형제 측 양측 모두에게 결정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주총에서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모녀 측)이 제안한 이사회 정원 확대와 우호 인사의 선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형제 측은 해당 안건에 반대하며 기존 이사회 구성의 유지와 경영권 방어를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중립 결정은 소액주주들의 지분(약 23.25%)에 주총 결과가 크게 의존하게 만들었다.

익명의 제약 업계 전문가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국민연금의 중립 선언은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동시에 경영권 분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양측 모두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총의 결과는 소액주주들의 신뢰를 얻는 데 얼마나 성공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모녀 측은 경영 안정화를 위한 비전을 강조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적극 부각했다. 이를 위해 소액주주들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안정적 경영 계획을 담은 주주 서한을 발송했다.

형제 측은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근거로 경영권 방어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기존 이사회의 운영 성과를 근거로 안정을 내세우며 불필요한 경영권 변동이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 특히 과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했던 경험을 토대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양측 모두 소액주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각자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가치와 장기적인 비전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초기에 모녀 측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으나 내부 논의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며 지지 선언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표심은 여전히 유동적인 상태로 양측 모두 소액주주들에게 경영 전략과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명확히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과거 선택을 보면 형제 측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모녀 측이 추가적인 우호 인사를 이사회에 합류시키는 전략으로 새로운 국면을 열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총은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중립 선언으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더 큰 무게를 가지게 된 만큼, 이들의 선택이 그룹의 경영 방향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경영 전문가는 "이번 주총은 단순한 경영권 싸움을 넘어 한미사이언스의 장기적인 경영 철학과 전략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의 선택은 단기적 이익이 아닌 기업의 미래 가치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모녀 측과 형제 측 모두 소액주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행동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주주총회 결과는 양측의 설득력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