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가족→한화에너지→㈜한화 지배
ESG연구소 "주주친화적 경영승계 기대"

한화그룹 오너 일가가 경영권 승계 '기반 다지기'를 마무리하고 있는 만큼 일반주주의 이익을 고려하고 주가를 부양할 동기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지난 6일 고려아연이 보유했던 ㈜한화 지분 7.25%를 인수하기로 했다. ㈜한화는 한화그룹의 지주사다. 이번 매수에서 1주당 가격은 2만7950원으로 전체 매매대금은 1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14.90%에서 22.16%로 증가했다. ㈜한화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지분율 22.16%인 김승연 한화 회장이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4.91%,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각각 2.14%씩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3형제의 ㈜한화에 대한 지배력도 늘어났다. 한화에너지는 3형제가 모든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김동관 부회장이 50%,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25%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3형제가 한화에너지를 지배하고 한화에너지가 ㈜한화를 지배하는 형태다.
현재 한화그룹의 계열사는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화학·에너지 분야를, 김동원 사장이 금융 분야를, 김동선 부사장이 유통 및 레저 부문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 지분을 한화에너지에 매각하면 승계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가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지배구조 개편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란 점에 이론이 없는 가운데 경영권 승계가 순탄히 이뤄지기 위해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는 등 일반주주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ESG연구소는 12일 '한화, 주주친화적 경영승계 기대' 보고서를 통해 "동일인 2세는 한화S&C 지분매수 및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그룹의 승계 기반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0.23 수준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언급하며 "㈜한화 이사회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는 것부터 시작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PB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1주당 순자산의 몇 배로 매매되고 있는가를 나타낸다.
ESG연구소는 또한 ㈜한화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에 관해 "향후 공시 및 IR 활동을 통하여 주주들에게 RSU 추진 현황에 대한 지속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2020년 ㈜한화는 국내 기업 최초로 RSU 제도를 도입했다. 기업의 특정한 구성원이 재직 기간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약정한 주식을 제공하는 제도다.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이슈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회사는 동일인 2세 즉 3형제의 지분이 100%인 한화에너지로 꼽힌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01년 설립된 한화S&C에서 출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그룹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한화S&C를 한화S&C와 에이치솔루션으로 나눌 수 있었다고 보고 2015년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사실관계 확인 곤란 등을 이유로 2020년 최종 무혐의로 결론 났다.
보고서는 이에 관해 "한화S&C와 이와 관련된 지배주주의 법적 리스크는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화에너지는 지난 7월 5일 ㈜한화 주식 8%를 주당 3만원에 공개매수 한다고 공시했으며 65% 청약을 달성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공개매수 건의 경우 100% 청약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으며 미달분에 대해 추가 공개매수는 없을 것”이라고 여성경제신문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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