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기의 은퇴생활백서]
은퇴 후 인간관계 어떻게
혼자 할 수 있는 취미가 있습니까?
자식들이 바라는 부모님의 노후
직장인들은 사회에서 맺었던 인간관계가 은퇴 후에도 계속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한동안은 “어떻게 지내냐?”며 “밥이나 같이 먹자”라고 동료들에게 전화가 올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나중에는 끊어지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자신만의 삶이 있는 것이다.
그제야 거주하고 있는 동네로 눈을 돌리는데 막상 아는 사람이 없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까 하지만 가족은 가족들대로 바쁘다. 차라리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익히는 것은 어떨까. 관심사가 같은 동호회에 가입하여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이다.

이렇게 맺은 인간관계는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에서 맺었던 관계보다 오히려 끈끈하고 오래 지속된다. 또 그중에서 ‘인생 친구’가 될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은퇴 후에는 어떤 취미가 좋을까. 취미는 가능하면 몰입하는 정도가 높은 게 좋다.
학자들은 어떤 일에 몰입했다가 그것에서 벗어날 때 우리 몸에 좋은 엔도르핀이 나온다고 한다. 이를테면 외과 의사가 10시간이나 걸리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수돗가에서 손을 씻을 때, 등산가가 암벽 등반을 무사히 마치고 두 발로 땅을 딛을 때 행복을 느끼는 엔도르핀이 분출된다.
몰입도가 높은 취미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취미활동은 글을 쓴다거나 악기를 연주한다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 등이다. 취미를 통해 돈도 벌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

지인 중에 무역업을 하다가 사업을 접고 평소의 취미를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 그는 평소 기타를 즐겨 쳤는데 동호인들과 밴드를 결성하고 서울시에 길거리 예술인으로 등록해 용돈을 벌고 있다. 또 한 사람은 은퇴 후 자기계발서를 출판했는데 이름이 알려지면서 강연 요청이 이어져 인세와 강연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심리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사람들은 관심사가 같은 친구하고 있을 때 제일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자식들도 아버지, 어머니가 그저 집에서 소일하기보다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기를 바랄 것이다. 자식들이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제일 반가운 대답은 이렇다고 한다.
“나 지금 친구들과 노느라고 바쁘거든. 급한 일 아니면 나중에 통화하자. 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