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향방 대통령실 요구안 수용에 달려
"임기 위해서라도 똘똘 뭉쳐야 해" 지적
친윤 "금정 승리 중앙 정치 덕분 아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3대 요구안 수용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요구안 수용을 통해 접점을 찾을지 시각차를 드러내며 갈등을 유지할지가 향후 '윤-한 관계'는 물론 여권 향방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민의힘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여러 악재에도 전날 재·보궐선거에서 선전하면서 힘의 균형추가 윤 대통령에서 한 대표 쪽으로 옮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한 대표의 관계 재설정과 대통령실의 김건희 여사 요구안 수용 여부가 이번 독대의 핵심으로 꼽힌다. 

한 대표는 이날 전남 곡성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밝히자 대통령실이 '싸움을 걸어온다'는 식으로 반응한 것에 대해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게 정치를 위해 도움이 되겠느냐"고 했다. 3대 요구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통령 영부인 대외 활동 중단, 각종 의혹사건 진상규명 협조 등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검찰이 김 여사 연루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선 “국민의 불안과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말씀드리고 있다”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서도 "현실성 없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안을 수용하거나 절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양보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금정구에서 압승하면서 한동훈 대표의 힘이 세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명태균 논란으로 김건희 여사 논란의 피곤이 커진 상황에서 독대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대표의 요구사항을 받아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평론가는 "제2부속실 설치가 현실화한 만큼 대통령실이 이를 공식화·제도화해서 영부인에 대한 관리와 보좌를 하겠다는 절충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임기를 위해서라도 야당에 대항해 여당도 똘똘 뭉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윤 대통령의 요구안 수용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동훈 대표가 주도권을 가져서 의제 설정까지는 할 수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확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0.16 재·보궐 선거에서의 '금정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리자 친윤계는 중앙 정치의 영향력에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권성동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화와 금정은 전통적으로 우리 당의 텃밭"이라면서 "다만 정부·여당 지지율이 저조하기 때문에 뭔가 이변이 일어나는 것 아닌지 우려가 있었는데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천을 잘했고 또 당 지도부도 나름의 역할을 해서 방어를 잘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방어를 잘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패배했으면 비판이 나올 수 있었는데 그걸 봉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대표한테 유리한 국면"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지역 선거, 지방 일꾼 뽑는 선거 아니냐. 국회의원 선거도 아니고 행정기관장 선거였기 때문에 중앙 정치가 큰 영향을 미쳤겠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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