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문불출 한 대표 회담 숙고 들어가
친한계 "대통령실 문제의식 부족해"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요구한 데 대해 "인적 쇄신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회담이 실패한 상황에서 한동훈 대표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한 대표는 참석할 예정이었던 토론회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약 80분간 진행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에 대해 "대통령은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선 대응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싸우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면서 한 대표에게 "당에서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에서도 (여러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면 좋겠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정치 공세에는 정치로 대응해야 하지 않냐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오늘의 위기는 정치 상황의 위기"라고 진단한 뒤 "당정이 하나 되고 정부 성공시키는 것이 성공이다. (필요한 것은) 정무수석에게 과감하게 말하고 당정 소통도 강화해 나가자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김 여사 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김 여사도 많이 힘들어하고 꼭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고 앞으로 알게 될 것"이라며 "활동도 많이 줄였는데 과하다고 하니 앞으로 더 자제하려고 한다"고 했다.
회담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 대표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그는 이날 참석할 예정이었던 토론회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박수영 의원실과 연금개혁청년행동이 주최하는 'MZ세대가 생각하는 국가 미래를 위한 연금 개혁 방향은'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를 두고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이 '빈손'으로 그치자 숙고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된 인천 강화풍물시장 방문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할 계획이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 한 달 만에 이뤄진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자 친한계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1번으로 생각했던 부분에 대한 접점이 안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회담) 분위기가 어렵게 흘러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적 쇄신이 한 대표가 생각하는 1번이었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풀어야 국정 운영의 동력이 살아난다는 게 한 대표의 생각이었다"며 한 대표가 소위 '한남동 라인'으로 지목된 이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말씀하며 문제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그분들이 어쨌든 용산 참모이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여사하고 소통하는 거에 대해서 큰 문제의식이 없었던 게 아닌가"라며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건데' 이런 인식이 용산 내부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전날 회담이 끝난 뒤 한 대표와 연락해 봤는데 "굉장히 씁쓸해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김 여사 관련 논란이 이 정권 출범 이후 2년 반씩이나 계속 블랙홀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2년 반도 이런 식으로 끌려갈 수 없다는 다짐을 위해 대통령을 만나 뵌 것인데 대통령실 인식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시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소위 '김건희 여사 라인이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목된 비서관을 대동해서 회담 자리에 온 것도 지적했다. 그는 "대놓고 당에서 얘기하는 것을 우리는 들어줄 수 없다는 명시적 메시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수많은 문제점에 대한 아무런 해결이라든가, 적어도 해결하려는 방향성조차 보이지 않았다면 도대체 왜 보자고 하신 것일까. 사진 찍기 위해 본 건가 이런 느낌도 든다"고 강력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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