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여름철 냉방이 확산 주된 원인 아냐"
정부 안이한 대처, 대유행 재연 우려
노인·임산부 고위험군 예방 수칙 필수

8월 말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이를 수 있다는 방역 당국 전망이 나온 가운데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냉방으로 인한 밀폐된 공간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8월 말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이를 수 있다는 방역 당국 전망이 나온 가운데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냉방으로 인한 밀폐된 공간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8월 말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이를 수 있다는 방역 당국 전망이 나온 가운데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냉방으로 인한 밀폐된 공간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어르신의 경우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코로나19 위기 단계 조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간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보면 고령·임산부·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코로나 확산이 치명적일 수 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과 치료제 공급 부족 등으로 확산세를 우려하는 반응이 존재한다.

14일 여성경제신문이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확산세 현황과 원인, 전망을 정리해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그간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보면 고령·임산부·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코로나 확산이 치명적일 수 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과 치료제 공급 부족 등으로 확산세를 우려하는 반응이 존재한다. /연합뉴스
그간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보면 고령·임산부·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코로나 확산이 치명적일 수 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과 치료제 공급 부족 등으로 확산세를 우려하는 반응이 존재한다. /연합뉴스

— 코로나19 현황은 어떠한가.

"현재 코로나 확산은 정점을 향해 악화하고 있다. 팬데믹이 끝났다고 바이러스가 끝난 게 아니다. 최근 KP3 변이가 코로나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미국에서 확산해 7월 일본에서도 늘었다. 이젠 한국 차례인 것. 그간 코로나 팬데믹 현황을 보면 4~6개월 간격으로 새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선 "여름철 냉방 실내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확산한다"고 밝혔지만 그건 주원인이 아니다."

— 그렇다면 이번 코로나 확산세의 원인은 무엇인가.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정부의 미흡한 대처가 주원인이다. 지난 1~2월 겨울에도 코로나 유행은 있었다. 다시 KP3 변이 바이러스가 한국에 상륙해 유행이 시작된 게 요즘 확산세의 주원인이다. 제대로 예측·대응하지 못한 정부 책임도 있다. 치료제 비축이 부족했다. KP3 확산은 충분히 예견되고 있었다.

코로나 발생 5년째 매번 여름, 겨울 등 1년에 두 번 유행 사이클이 있다. 5월부로 코로나를 4급 감염병, 독감처럼 표본 감시 체계로 다운그레이드하고 신경을 안 쓰다 보니 치료제도 품절된 것. 별일 아니라고 넘기는 것은 안일한 태도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본인 제공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본인 제공

— 2년 전 국민들이 접종한 백신의 효과가 남아 있을지 궁금하다.

"당시 접종한 백신은 코로나 초기 '우한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이다. 그 뒤엔 오미크론 백신을 접종했다. 하지만 백신을 접종해도 그로 인해 생긴 면역은 한 4~6개월 뒤면 떨어진다. 과거 백신으로 생긴 면역은 현재 KP3 변이 바이러스를 충분히 예방하지 못한다."

— 방역 당국은 오는 10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 백신을 접종하려고 해도 KP3 백신은 아예 없다. 백신 접종 시기도 아니다. 질병관리청에서 10월에 한다는 백신 접종은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또한 10월이 되면 코로나 유행이 다시 사그라들 것이고 국민 관심은 줄어들어 백신 접종률도 낮을 것이다. 초점을 흐리는 일이다."

—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 강력해지는지 궁금하다.

"알 수 없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바이러스는 2021년 11월 말 남아공에서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의 후손들이다. 바이러스도 살아남기 위해 계속해서 변이한다. 현재 KP3가 우세종이지만 앞으로 4개월, 6개월이 지나면 또 다른 변이가 유행하게 되는 것이다."

— 의료진 입장에서 현재 확산세를 봤을 때 방역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고위험군, 즉 고령자, 기저질환자, 만성 면역저하자 등의 경우 사망 위험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우려되는 상황이다. 고위험군은 대중교통이나 공공기관, 밀폐된 환경 등에선 마스크를 써야 한다. 병원, 요양병원, 요양원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권고해야 하지만 안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024∼2025절기 코로나19 접종에 활용할 65세 이상 등 고위험군 대상 코로나19 신규 변이(JN.1) 백신 총 755만회분(mRNA 723만 회분·합성항원 32만 회분)을 확보했다고 지난달 5일 밝혔다. /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은 2024∼2025절기 코로나19 접종에 활용할 65세 이상 등 고위험군 대상 코로나19 신규 변이(JN.1) 백신 총 755만회분(mRNA 723만 회분·합성항원 32만 회분)을 확보했다고 지난달 5일 밝혔다. /연합뉴스

— 특히 고령자들이 모인 요양시설은 현 확산세가 치명적일 것 같다.

"요양원에 계신 분들은 모두 고위험군이다. 과거 코로나가 확산할 때마다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나. 심지어 현재는 의료대란으로 대학병원엔 전공의가 없고 교수들이 당직하고 있다. 병실도 줄이고 있다. 중환자가 입원을 못 하는 상황이며 요양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전원하지 못한다. 암 환자가 코로나에 걸렸는데 치료제가 품절돼 처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 코로나 확산 전망과 필요한 대처는 무엇일지.

"질병관리청은 최근 기존 의료 체계로 (코로나 확산에) 대응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재 한국은 '기존 의료 체계'가 아니라는 것. 개원가는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대학병원은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 곧 학생들이 개학하고 추석 연휴에 인구 이동이 발생하면 코로나는 더 퍼질 것이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정확하게 현재 코로나 상황을 알리고 예방 수칙을 준수하도록 얘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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