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손보·삼성화재·KB손보 등 9개사
안전운전하면 보험료 최대 20% 저렴
차보험 직판 테슬라·BYD, 보험사 위협
'개인정보 가이드라인' 나오면 현기차도

커넥티드 카, 스마트폰 앱 등으로 수집된 운행 정보를 통해 모범 운전자를 판가름할 수 있다. 보험사는 이를 활용해 보험료를 할인해준다는 정책을 선보였다. 커넥티드 카는 자동차의 내·외부가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양방향으로 연결돼 운전자의 편의와 교통 안전을 돕고 실시간 길 안내, AI 제어 등 다양한 기술을 제공한다.
향후에는 자동차 회사가 직접 수집한 정보를 가공해 지금보다 공격적인 보험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게 될 전망이지만 이에 앞서 당국은 운전자의 운행 기록 등 개인정보 취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8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9개 보험사는 안전운전을 하는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특약을 취급했다. 보험개발원의 분석을 보면 9개 보험사는 스마트폰 앱이나 플러그드인 장치, 커넥티드 카의 운행 정보를 활용해 가입자별 안전운전 점수를 산정하고 이에 따라 보험료를 4~16% 할인해 주는 'UBI 보험'을 판매했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 4월 고객의 운전 습관에 따라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최대 20% 추가로 깎아주는 '할인이 쌓이는 굿드라이브 특약'을 출시했다. '캐롯 플러그'를 통해 자체적으로 주행 데이터를 분석한 후 안전운전 점수를 산정하기 때문에 유사한 타사 상품 가입 조건처럼 내비게이션 앱을 통한 안전운전 점수를 보유하지 않은 운전자라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에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해 11월 자사 플랫폼을 통해 안전운전 점수를 산출하고 이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착한 드라이브 할인 특약'을 출시했던 바 있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앱을 설치하고 '착!한 드라이브'를 시작하면 안전운전 점수가 집계된다. 만 39세 이하 운전자라면 최대 16%, 만 40세 이상은 최대 13.5%의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정보 공유를 통해 요율 낮추기에 도전한 보험사도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와 제휴해 '커넥티드 카 안전운전 할인' 특약을 출시했다. 현대차의 블루링크서비스, 제네시스의 제네시스커넥티드서비스, 기아차의 UVO서비스 이용자 중 최근 90일간 주행 거리가 1000km 이상이면서 안전운전 점수가 70점을 넘는 고객은 해당 특약에 가입해 10%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B손보는 지난 2017년부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인 '티맵'을 활용한 운전 습관 연계 보험 '티맵 안전운전 할인 특약'을 판매해 왔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 활용도가 높아지면 자동차회사가 직접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할 수도 있다. 미국의 테슬라는 2019년 자동차보험 중개를 시작했고 지난해 8월 기준 12개 주에서 운전자의 운전 데이터를 이용한 자동차 보험을 출시했다.
테슬라의 자동차보험료는 기존 보험사의 자동차보험료에 비해 20~30% 저렴하다. 이처럼 공격적인 상품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운전자의 정보 수집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경쟁하는 중국 기업 BYD 역시 2022년 이안손보(현 사명: BYD손보)를 인수해 자동차보험 출시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자동차회사는 정밀한 사고 위험 분석 및 사고 보상 시스템을 보유하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시장에서 전통 보험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익명의 보험 연구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안전운전 하는 테슬라 차주라면 보험료가 더 비싼 보험사 상품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면서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회사가 자동차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당연히 일반 보험사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활용하는 운전자가 늘어나면 국내 자동차회사 역시 전통 보험사의 자동차보험보다 공격적인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 등의 개인 정보를 자동차회사가 수집 및 분석할 때 적용될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
연구자는 "국내에서는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가 자동차회사에 데이터를 제공할 의무도 관련 법규도 없다"면서 자동차회사의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이 활성화되려면 "개인정보 공유, 보호, 수집, 관리에 대한 규정이 준비돼야 한다. 당장 사업을할지 말지 고려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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