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0.54% 2012년 이후 최고치 갱신
‘선행지표’ 카드 매출과 저신용자 대출 줄어
금감원 “폐업 지원 비용 등 지원 논의 계획”

자영업자(개인사업자)의 은행 대출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 매출 감소세가 심화하고 저축은행도 대출 문턱을 높여 이중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연합뉴스
자영업자(개인사업자)의 은행 대출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 매출 감소세가 심화하고 저축은행도 대출 문턱을 높여 이중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연합뉴스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개인사업자)의 은행 대출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 매출 감소세가 심화하고 저축은행도 대출 문턱을 높여 이중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 분기 말인 2023년 말 0.48%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수치는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저점이었던 2021년 말(0.16%)보다 3배 이상 높으며 2012년 12월(0.6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들의 연체율이 많이 상승하고 있어서 걱정"이라면서 "고금리·고물가에 개인사업자들이 어렵다는 것은 다들 피부로 느끼는 건데 이에 더해 빚을 못 갚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한편 자영업자 경기의 선행지표인 카드 매출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IBK기업은행 집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평균 카드 매출은 작년 말 기준 6.4% 감소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은 카드 매출을 기준으로 봤을 때 개인사업자들 간에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세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매출 감소 폭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폐업한 개인사업자 수는 9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1만1000명 늘어났다. 

저축은행의 높아진 대출 문턱도 자영업자의 고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8조4000억원으로 전년(약 23조4200억원) 대비 5조원가량(21%) 감소했다.

이는 동기간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개인사업자 대출 총액이 322조3690억원으로 2.4%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신용점수가 낮은 저신용자의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은 감소하거나 아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기준 신용점수 501∼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수는 11개 사로 지난해 1분기(17개 사)보다 6개 사 감소했다.

신용점수 5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기존 4개 있었지만 동기간 내 완전히 사라졌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실행되는 대출로 올해 상반기 17.5%의 금리 상단이 적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2금융권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안 좋으니까 여신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개인사업자들이 설 자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 지난달 말 서민·자영업자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 매주 회의를 열고 서민·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려고 해도 시작할 때 인테리어 등을 했으면 원상복구 등을 해야 해 폐업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불만이 있다"면서 "관계 부처와 협의해 폐업지원 방안 등도 고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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