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에서 배웁니다
뜨끈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구절과 영감을 메모합니다.
<강원국의 인생 공부> 강원국, 디플롯, 2024
지난 뜨끈한 메모에서는 자문자답하는 이승희의 <질문 있는 사람>을 소개했죠. 이번에는 타인에게 질문을 던진 책을 소개합니다. <강원국의 인생 공부>입니다. <대통령의 글쓰기>로 알려진 강원국 선생은 삶의 성패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 고심하는 이들을 기록했어요.
사람은 왜 공부할까요? 남에게 기대지 않고 자립하는 게 공부의 목표죠. 이러한 공부의 방법은 많습니다. 그 중 생존 확률을 높이는 게 공부의 목적이라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사람에게 답을 구하는 것이죠.
지식이나 정보는 챗 지피티(chatGPT)에게 물어보면 되지만 ‘지혜’는 챗 지피티에게 구할 수 없어요. 요즈음 챗 지피티와 제안서를 쓰고 있는데요. 챗지피티는 사업 계획과 운영 방안을 세밀하게 짜줍니다. 그런데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라고 질문 했을 때, 챗 지피티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못 합니다. 참고할 만한 몇 가지 관점을 공유할 수는 있지만요.
저자는 2021년 9월부터 2년 넘게 300명 가까운 사람 공부를 하고 왔습니다. 그 중 15인과의 대화를 엮은 책 바로 <강원국의 인생 공부>입니다. 15인 중 제가 영감받은 3인을 소개할게요. 고동진, 박미옥, 최인아입니다. 인상 깊었던 인터뷰이의 답변, 인터뷰어의 소개 글 그리고 키워드를 이야기해 볼게요.
1. 목표
고동진, 갤럭시 세계 신화를 창조한 ‘목표’가 이끈 삶.
38년간 삼성전자에 몸담은 고동진 전 사장의 이야기입니다. 무려 38년이라니! MZ 세대는 2~3년이면 이직하는 게 패턴이어서 그의 이야기가 우리 이전 세대의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일하는 방식의 기본은 같잖아요.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투두리스트(todolist)를 작성하고, 상사에게 오늘 할 일을 50초간 브리핑하는 등의 기본기를 지켜 나간 그는 일을 할 때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을까요?
스피드를 중시했어요. 제안서를 쓰고 있는 제게 너무나 필요한 조언이었어요. 저는 당장 내일이 마감인 제안서와 예산안을 붙들고 상사에게 해볼 수 있는 데까지 정리해 보겠다고 했죠.
제안서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이었지만 예산안은 초안의 상태였어요. 마감 기한을 생각한다면 ‘정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정리해 보겠다’는 말은 얼토당토않죠. 속도를 내서 쳐내야 한다고 셀프 딱밤을 때렸어요.
얼핏 스피드와 성과만을 중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그는 ‘소통왕’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어요. 배우려고 듣는다고 해요. 듣지 않으면 모르니까. 들어야 거기 언저리에라도 좀 갈 수가 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일하는 사람의 기본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어요.
2. 시선
박미옥, 타인의 삶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시선’의 차이
박 반장으로 알려진 그는 당차고 무서울 것 없어 보이는 배테랑 전 형사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소심하고 겁도 많은 편이라고 하는데요. 소심한 건 디테일로, 두려움은 철저한 계획으로 대비했다고 해요.
아무리 철저한 계획을 세워도 변수가 많기에 사건을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해요. 모든 팀원이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죠. 뿐만 아니라, 범인들의 말을 들으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에게서 저와 비슷한 점을 발견했어요. 소심하고 두려움이 많은 성격이라는 점이죠. 다른 점은 저는 겁만 먹는 쫄보인 반면에 그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죠. 또한 계획을 세워도 생기는 변수를 해결하기 위해 소통을 했다는 것입니다.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 이야기에서도 나왔던 ‘소통’이죠. 소통은 일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기본 태도라는 걸 알면서도 문제가 생기면 혼자 안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가는 일만 커질 뿐 동료와 상의하고 상사에게 보고하면 쉽게 해결책이 나오곤 하죠.
3. 질문
최인아, 사랑하는 이에게 묻듯 자신에게 ‘질문’하는 사람
전 제일기획 부사장,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부사장이었던 그는 사장도 될 수 있었지만 자리를 박차고 나와 책방을 차리고 책방마님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인생의 고비가 찾아올 때 마다 스스로에게 질문했어요.

자기에게 물어보지 않으니까 자기가 원하는 답을 모르죠. 모르니까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고 마음이 급해지곤 합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면 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질문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지난 뜨거운 메모에서 이야기 해놓고 또 주변만 두리번거리는 제 모습을 발견하곤 또 셀프 딱밤이죠!
오늘도 책 속에서 만난 스승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교과서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승의 인생에서 배울 점을 쏙쏙 훔쳐 와봐요! 어때요? 체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타인의 좋은 습관을 같이 따라 해보자며. 일독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