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 보유 신동국 회장
"한미·OCI 통합 반대 장·차남 이사회 구성해야"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이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차남의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임 창업주의 고교 후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 측은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기업가치가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이제라도 주요 주주로서 명확한 의사표현을 통해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회복 및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면서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구성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한미그룹은 임성기 회장의 아내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소재·에너지 전문기업 OCI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이에 반대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28일 열릴 주총에서 양측은 각각 제안한 신규 이사 후보를 두고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모녀 지분은 19.85%, 형제는 19.32%다. 양측 지분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이번 표 대결의 향방은 주요 주주인 신동국 회장(지분 12.15%)과 국민연금(지분 7.66%)의 결정에 달려 있을 것으로 예측되어 왔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회사 홈페이지 캡쳐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회사 홈페이지 캡쳐

신 회장은 OCI와의 통합이 발표된 이후 침묵을 유지하다가 23일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성명에서 "선대 임성기 회장님의 뜻에 동감하여 주주로서 참여한 이래, 오랜 세월 회사의 발전과 기업가치 제고의 과정을 곁에서 보아 왔다"며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 등 대주주들이 개인적인 사유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회사 경영에 대한 적시 투자활동이 지체되고 기업과 주주가치는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판단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일부 대주주들이 다른 대주주들 혹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들에게 회사 주요 경영과 관련한 일체의 사안을 알리지 않고, 개인적인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지배구조 및 경영권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거래를 행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신 회장은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하여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동시에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 및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모녀 측은 신 회장의 성명에 대해 "OCI그룹과의 통합은 결코 대주주 몇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니다"라며 "상속세 재원 마련이 통합의 단초가 됐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통합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한미의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한미라는 우리의 비전에 도달하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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