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물가 3.2%↑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
6월 피벗 유력 올해 0.75%p 하락 전망
S&P500 최고·코스피 2700 돌파·환율↓
‘어차피 금리 떨어져’ 시장 편안한 관전

지난달 미국 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글로벌 주가는 상승하고 환율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평소 같았으면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주가는 하락하고 달러화 대비 각국 환율은 상승(화폐가치 하락)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S&P500은 최고치 경신 추세를 꺾지 않고 코스피도 2700을 넘기는 등 상승 랠리를 계속한다. 달러화 가치는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1310원대 밑으로 하향 움직임을 보인다. 시장이 편안해 보이는 건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어차피 금리는 떨어지게 돼있고 다만 얼마나 떨어질지 투자자는 턱을 괸 채 금리 상황을 관전하고 있다.
13일 오후 1시 13분 코스피는 전장보다 9.46포인트(0.35%) 상승한 2691.27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2694.71에 시작해 급기야 2700을 돌파, 2701.45를 찍었다. 2700 돌파는 2022년 4월 22일 이후 2년여 만이다.
이 시각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이 650억원, 기관이 900억원 내다 팔고 있다. 다만 기관별로 거래 내용을 들여다보면 금융투자, 투신, 사모 등이 순매도(1773억원)하는데 반해 연기금은 778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396억원 사들이고 있다.
미국 등 글로벌 증시 훈풍이 한국 증시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간밤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 넘게 오르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57.33포인트(1.12%) 오른 5175.27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5.83포인트(0.61%) 오른 3만9005.4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6.36포인트(1.54%) 상승한 1만6265.64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인공지능(AI) 기업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엔비디아가 7.16%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2.66%), 메타(3.34%)도 큰 폭으로 올랐다. 깜짝 실적을 발표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은 11.75% 급등해 투자자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물가가 올라도 시장은 꿈쩍하지 않는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S&P500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한 이날 미국의 2월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며 예상치(3.1%)를 상회했지만 시장은 최근 2년 같이 반응하지 않았다. 또 지난 2월 13일 104.96으로 105 직전까지 갔던 달러인덱스는 물가 상승에도 하향 추세를 지속하며 오전 11시 5분 102.93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강력한 강달러 동력인 물가 약발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환율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하나은행이 고시하는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시 20분 1312.80원이다. 150엔에 육박하던 엔/달러 환율도 147엔대로 내려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컨센서스는 “언제 금리를 내릴지가 아니라 얼마나 내릴지가 관건이라는 생각에 편안함을 느낀다”라고 분석하며 “이번 소비자물가 보고서가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기대를 바꿀 것이라고 우려하지 않았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3회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6월과 9월, 11월 각각 0.25%포인트씩 총 0.7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관측하며,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59.5%인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인플레이션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경기 침체 동시 진행) 진입 우려에 6월까지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금리 인하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가의 황제’로 일컬어지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호주의 한 경제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호황에 가까운 수준이며 1~2년 내 연착륙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둔화했다고 단언할 수 없으며 연준은 6월까지 경제 지표를 확인한 이후에 금리 인하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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