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4만 뚫은 닛케이지수
올해만 6조엔 매수한 외국인
美 연착륙·日 피벗 시기 지연
엔화 약세 수출↑·밸류업 성공
기업 수익성 개선→성장세 지속

닛케이225가 사상 첫 4만을 돌파하는 등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이러한 상승세가 쉽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의 자금 유입을 유도하는 대내외적인 여건과 증시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일본 증시를 고공행진하게 하고 있다.
4일 오후 1시 56분 닛케이225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95.97(0.49%)포인트 오른 4만106.79를 기록했다. 이날 닛케이225는 4만201.76에 장을 열어 사상 최고치인 4만314.64까지 올랐다. 본지 추산 결과 닛케이225는 올해 들어서만 최고 21.1%까지 상승했다. (1월 4일 종가 기준 3만3288.29) 1년간 총 28% 상승했던 지난 한 해보다 상승 속도가 빠른 셈이다.
일본의 강력한 주가 상승세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내외적인 여건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주식분석부장은 △IT 업 활황에 따른 미국 경제 연착륙 전망 강화 △일본은행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지연 전망 △엔화 약세 흐름과 수출 기업 실적 성장 △일본 정부의 증시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승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저 PBR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인 증시 체질 개선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고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저PBR 기업 밸류업 ‘일본은 대성공’ 해운·철강·은행주 ‘68% 빅점프’)
일본 증시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금융센터 ‘일본 주가의 강세 배경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일본 상장기업들은 양호한 대외여건과 적극적인 비용 전가 전략 등으로 이익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또 단기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소 높아진 상황이나 중장기 밸류에이션으로 볼 때 상승 여력이 있다. 특히 외국인 수급 개선 여력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10조엔 규모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선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일본 주식 비중은 과거와 비교할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말 글로벌 액티브 주식 뮤추얼펀드의 일본 주식 보유 비중은 4.7% 수준이며 이는 2001년 12월 이후 하위 16%에 불과하다.
또 올해 들어 외국인 자금이 6조엔 이상 순유입되면서 주가를 떠받치고 있지만 이는 아베노믹스 시행 초기 유입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1조엔이 유입됐다. 이후 2015년부터 2022년까지 20조엔이 순유출됐다. 이 때문에 올해 자금 유입은 되돌림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경기 불황이 빠른 시기에 회복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일본 증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일본이 1990년부터 부동산 가격 급락에 따른 자산 버블 붕괴로 잃어버린 30년을 겪었다면 최근 중국이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늪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중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경계심은 일본 주식에 대한 투자 유인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투자자 사이에서도 이 같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본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주요 안보 동맹국인 일본이 다극화 세계라는 핵심 테마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본다. 노무라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중간 경제 펀더멘탈 격차는 더 확대되고 이는 일본에 대한 자금 유입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최 부장은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근본적인 일본 증시의 상승 원인은 장기 디플레이션, 즉 잃어버린 30년에 대한 탈출 기대감이며 이와 더불어 엔화 약세와 기업가치 제고를 촉진한 시장 정책 등이 있다”라면서 “세 요소가 단기적으로 소멸할 이슈는 아니지만 다만 가격이 워낙 높게 올라와서 예상치 못한 사소한 이슈로도 큰 폭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마저 언제가 될지 모르고 딱히 악재를 찾기 어려운 시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요인으론 일본은행의 초 완화적 통화정책 정상화 이슈”라면서 “그러나 최근 가즈오 총재 발언을 보면 피벗 자체가 매우 느릴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