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포함 코스피 상장사 실적 개선 뚜렷
코스닥 상장사 이익 감소, 업종별로 실적 갈려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기업 실적이 1년 전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이 개선된 이유로 올해 시작된 반도체 업황 회복이 꼽힌다. 그러나 코스닥 상장사들은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2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12월 결산 700사 중 분석이 가능한 622사의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36조 44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조 48억원보다 91.8% 증가한 수치다. 이들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46조 8564억원으로 지난해(25조 4563억원)보다 84.1% 늘었고 매출도 726조 3744억원으로 2.8%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6%에서 6.5%로 늘었고 매출액 순이익률도 2.7%에서 5.0%로 크게 늘었다. 기업이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매출 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제외하고 65원쯤 남겼으며 여기서 세금을 떼고 최종적으로는 약 50원 정도 가져갔다는 의미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 법인 1270사 중 분석할 수 있는 1150사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5조 6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조 3312억원, 순이익은 2조 1717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4.0%, 11.2%쯤 줄었다.
코스피 시장에는 주로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이 상장되며 코스닥 시장에는 유망한 벤처 기업들이 상장된다. 코스피 상장사들이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낸 것은 반도체 업황 침체가 올해부터 개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액 71조 9000억원, 영업이익 6조 6000억원, 순이익 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만으로 보면 지난해 동기 대비 931%쯤 늘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체 코스피 상장사 연결 매출액의 9.9%쯤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뚜렷하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들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654조 458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2% 늘어난 40조 2504억원, 순이익도 70.4% 증가한 29조 6926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전체 17개 업종 중 전기전자·건설업 등 11개 업종의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으로 보면, 전기전자, 전기가스업, 의료 정밀 등 10개 업종에서 증가했고 철강금속, 화학 등 7개 업종은 영업이익이 줄었다.
코스피 상장 금융 업종 41사(개별재무제표인 5사 제외)의 영업이익은 15조 51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7.9%쯤 감소했다. 특히 순이익은 금융지주(-11.2%) 증권(-9.0%), 보험(-4.7%)에서 줄었으며 은행(8.6%)만 순이익이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은 업종별로 갈렸다. IT 업종(414사)은 연결 기준 매출액이 12.0%, 영업이익이 110.9%, 순이익이 23.4% 증가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 많이 증가했다. 그러나 제조 업종(533사)은 매출액이 0.8%, 영업이익이 20.1%, 순이익이 26.9% 감소하며 부진했다. 코스닥 상장사 중 흑자 기업은 678사(58.76%)로 전년 동기의 703사보다 25사가 줄었다.
업계에선 "2분기에도 반도체 이익 개선을 중심으로 기업 실적 반등 흐름이 이어질 것”"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증가에는) 반도체 효과가 가장 컸다"며 "그 효과가 아직 정점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사이클 회복에 따른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소비재 등 여타 수출 기업도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실적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는 22일 미국에서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충족하는지 여부가 반도체 업황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