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재 상황에선 국힘 민주당 대비 우세
민주당, 친문·친명 갈등 발목 잡혀있어
총선 승리의 열쇠 '공천 잡음 최소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본선만큼 치열한 공천이 마무리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공천 경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공천 과정에서는 항상 잡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정치란 투쟁의 연속인데 그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공천 과정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편끼리 싸우는 것이 상대편과의 싸움보다 치열하다. 공천에서는 이래저래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문제는 공천 갈등의 수위가 어느 정도 되느냐 하는 부분이다. '공천 갈등의 수위가 높으냐 그렇지 않으냐'는 총선 승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40%였고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의 2배에 달했다(한국갤럽 20116년 3월 셋째 주 정례 여론조사 기준).

하지만 20대 총선 결과는 새누리당의 패배였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이른바 '옥쇄파동'이라고 불리는 공천 파동 때문이었다. 해당 사례는 공천 과정에서의 갈등이 극대화될 경우 정당 혹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도 패배할 가능성이 충분함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에서 승리하고자 한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 잡음을 최소화해야 한다.

현재 상황만을 놓고 보면 공천 갈등 관리에 있어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는 조금 나아 보인다. 국민의힘 공천 중간 결과를 놓고 보면 대통령실 출신들 대부분이 경선을 치러야 한다. 즉 대통령실 출신들이 단수 공천 대상이 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단수 공천을 받은 대통령실 출신 3인 중 주진우 전 비서관을 제외하면 모두 험지 출마자다. 그래서 대통령실 출신 사이에서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진짜 역차별이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대통령실 출신 상당수가 양지(陽地)의 단수 공천 대상자가 됐더라면 공천 잡음은 극에 달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지지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실 출신들이 대거 양지(陽地)에서 단수 공천을 받는다면 이를 그냥 보고 넘길 유권자·정치인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국민의힘의 공천 갈등 관리는 최소한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반대로 민주당의 공천 갈등 관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 공천 갈등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친명과 친문 간의 갈등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거나 검찰의 수사 대상이 돼 있는 정치인들의 공천 문제다.

특히 수사 대상이 된 의원이나 재판 중인 의원의 공천 문제는 쉽게 해결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재명 대표 자신도 현재 각종 사건과 의혹으로 재판받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각종 재판에 시달리고 있는 이재명 대표는 공천하고 유사한 처지에 있는 다른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엄격한 공천 잣대를 들이댄다면, 당사자들이 강력히 반발할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고 재판받고 있거나 수사 대상에 오른 정치인들 대부분을 공천할 수도 없다. 만일 이런 선택을 하게 되면 민주당의 도덕성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명의 충돌'로 불리는 계파 간의 공천 갈등도 해결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여당의 경우 대통령이라는 실체적 권력이 있어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하지만 민주당의 경우 그런 실체적 권력이 없을 뿐 아니라 이재명 대표가 총선을 통해 당에 대한 확고한 장악력을 확보하려 한다면, 친문 세력의 대두를 용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공천 문제가 바로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친문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의 공천 문제를 잘못 다뤘다가는 오히려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고 그렇다고 그런 인물을 본인이 원하는 지역에 공천했다가는 총선 이후 상황이 더욱 어렵게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공천 갈등 관리와 관련해서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이 위기관리 능력, 갈등 관리 능력을 이번에 유감없이 보여준다면 이런 갈등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다. 진짜 그렇게 될지 이것이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다.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한국세계지역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총무이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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