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소득 낮추자는 노골적 주장도
'만반의 준비' 언급 박 차관 카드는?

윤석열 정부의 2000명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의사들의 규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박민수 복건복지부 2차관의 딸이 고등학교 3학년인 것으로 드러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행적에 비유되고 있다.
12일 설 연휴 직후부터 의료계의 총궐기가 예고된 가운데 한의학계와 보조를 맞춰 의대 증원을 추진해 온 고득영 대통령실 복지비서관을 비롯한 조규홍·박민수 보건복지부 장·차관에 대한 공격도 심화하고 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정부가 의사 면허 박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국가권력을 이용한 인권유린"이라며 "명절 직후 복지부 장차관과 실무자를 고발 조치하겠다"면서 박민수 차관을 직격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지난 2017년 초등학교 5학년 딸을 소개한 박 차관의 포스팅을 근거로 임 회장이 고3이란 점을 지적하자 의료계 및 학계 인사들 사이에선 "딸이 고3일 때 의대 정원을 66% 늘리겠다"는 것이 "입시 서류 위조를 하더라도 딸을 의사로 만들겠다"는 조 전 장관과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또한 "입시 지옥은 소득격차 때문이다. 의사의 높은 소득을 낮추자"는 박 차관의 발언도 화제가 됐다. 가붕개(가제·붕어·개구리)가 행복한 세상을 말하면서 자기 자식들은 누구보다 잘 나가는 '용'을 만들기 위해 '반칙과 특권, 편법, 불법'을 넘나든 조 전 장관을 연상시킨다는 것.

설 연휴 직후로 예정된 투쟁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는 박 차관이 어떤 카드로 맞설지도 관심이 쏠린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온라인 임시총회를 열고 향후 집단행동 방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공의는 대형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수련하는 인턴·레지던트다. 중환자 진료나 야간·휴일 응급환자 진료, 수술 보조 등을 맡는 경우가 많아 의료계의 파업 등 집단행동의 영향력을 좌우한다.
대전협이 지난 5일 전국 수련병원 140여 곳 소속 전공의 1만여명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2%가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면 파업 등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대전협의 요청에 따라 총파업 참여 찬반 투표를 진행한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이 총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서울성모병원은 이날 임시총회에서 총파업 참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빅5'의 전공의 규모는 각 500명 안팎이다.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의대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한 의협도 설 연휴 직후 비대위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의료계의 비상사태로, 협회장도 유고인 상태에서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면서 "특히 의료계 미래인 의대생과 전공의 보호는 의협 회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도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더 이상 의사들을 범죄자 소탕하듯 강력하고 단호하게 처벌하려 하지 말라"면서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모두 응급 의료현장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회는 응급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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