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복원 위한 공적인 사명감
후배들 잘하지 못해 나서기로 결심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제22대 총선에서 부산 중·영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조해 온 김 전 대표가 보수우파와 진보좌파를 모두 비판하며 출마에 나선 것은 극우 유튜버를 앞세운 한동훈 표 물갈이 공천 움직임에 대한 정면 대응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표는 15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번민 끝에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부산 중·영도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이 앞서 김 전 대표가 류근일·이봉규 등 극우 일각의 '배신자 마타도어' 맞대응 본격화에 나섰다고 보도한 지 13일 만이다. (관련 기사 : "朴에 대한 무리한 수사 반대"···목소리 높이는 김무성 출마 채비)
김 전 대표는 "작금의 한국 정치의 모습은 정치가 진영의 벽을 너무 높이 쌓아 올려 양 진영 간의 극한 대립이 우리 사회를 정신적 분단 상태로 만들었다. 보수우파 진보좌파 모두 기득권 세력화되어 버렸다"면서 "그 여파로 정당은 극렬지지자에 둘러싸여 극단적인 포퓰리즘과 팬덤 정치에 휘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락한 정치와 국회를 바로잡아 합의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공적인 사명감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6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전 대표는 '과거에 스스로 현역으로 뛸 나이가 지났다고 언급했는데,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100세 시대로 가고 있고, 중·영도만 하더라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라며 "후배들이 잘한다면 제가 이런 일을 벌이면 안 된다. 그런데 너무나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섰음을 이해해달라"라고 답했다.
그는 공천을 앞두고 중진 물갈이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공천이) 민주적 상향식 시스템으로 이뤄져야지, 특정인을 찍어서 낙하산을 하면 안 된다"라며 "그러면 선거에 지게 된다는 것을 과거 경험해서 주의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도 당대표를 할 때 저한테 도전한 사람의 도전을 모두 받았고, 경선을 통해 공천받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한동훈 지도부가 컷오프를 한다면 받아들일 것이냐고 묻자 "마땅한 이유가 있으면 수용한다"라며 "다만 나이가 많다고 컷오프를 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결국 분열된 공천은 자중지란이 일어나게 돼 있다"라며 "민주당도 공천 싸움이다. 이재명 사당화된 민주당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 가까운 의원들을 공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확연하니 이런 분당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대표는 15대에서 18대까지 부산 남구을 선거구에서 4번 내리 당선됐다. 이후 2013년 4·24 재·보궐 선거에서 기존 지역구인 부산 남구 대신 영도에 출마해 당선됐고, 20대 총선에서는 부산 중·영도에서 당선됐다.
중·영도 지역구 현역인 황보승희 의원은 다음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박성근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 이재균 전 의원, 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이 이 지역 국민의힘 공천을 희망하고 있어 경선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김 전 대표의 출마에 따라 교통 정리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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