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유혈 사태 운운, 극우 행동 움직임
인천시당 "한동훈만 보호해 달라"고 요청
호텔 내는 물론 우공당 집회 섞일 가능성

5·18 북한 주도설을 골자로 하는 모 언론사의 신년판을 배포한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국민의힘에 탈당계를 제출한 가운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천시 방문을 앞두고 여권 내 이념 갈등이 극렬해지고 있다.
15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인천 시의원들은 오는 18일 허식 의장 불신임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허 의장은 오는 23일 열리는 제292회 임시회 본회의에 불신임안이 상정돼 재적 의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장직을 상실한다.
허 의장은 지난 7일 국민의힘 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조사받은 뒤 탈당계를 제출한 상황이다. 앞서 그는 "내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에 대한 고민을 '폄훼'라고 한다면 어떤 발언을 할 수 있겠나"며 자진 탈당 형식으로 시 의장직 유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방자치법 제62조는 지방의회의 의장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하지 않으면 지방의회는 불신임을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문을 돌려본 행위는 직무와 관계없다"는 것이 허 의장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주장이어서 국민의힘 지도부 및 인천시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를 한동훈 표 공천 물갈이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한 박주현 변호사는 전일 본인 유튜브에서 "인천범시민연대, 학생인권조례폐지 전국네트워크 등 39개 단체가 한 위원장에게 항의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민경욱 전 의원을 비롯한 극우 성향의 국민의힘 당원들이 주도해 온 이들 단체는 4·15 부정선거 의혹과 함께 5·18 헌법 전문 수록을 극렬하게 반대해 왔다. 현재 이들은 공천 불이익시 집단 탈당과 함께 국민의힘 후보 낙선운동까지 저울질하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이 참석할 행사는 16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인천시 계양구 카리스 호텔에서 진행된다. 이 호텔이 속한 지역구는 '계양갑'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계양을 바로 옆 지역구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추산에 따르면 400명가량이 행사에 초청받을 예정이다. 호텔 주변에선 진보 진영의 김건희 특검 요구 집회와 친정부 성향의 우리공화당 홍보 집회가 예정돼 있다.
현재 39개 단체의 집회는 신고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윤석열 정부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을 경우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서도 유혈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 온 극렬 당원들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호텔 내 행사와 주변 집회에 뒤섞이게 되면 돌발 사태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경찰에 "한 위원장과 가까운 거리에서 안전 활동만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경찰은 호텔 안팎에 기동대와 강력계 형사들을 배치해 만일의 소요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청년 당원 25명을 투입해 당일 행사장에서 한 위원장을 밀착 보호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계기로 당 대표 등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관련 규정상 선거운동 기간인 오는 3월 28일부터 가동되는 '전담 보호팀'을 조기에 가동하기로 했다. 실제로 지난 4일 한 위원장이 광주를 방문했을 때 이 대표 피습 당시 배치된 경찰의 7배가량인 340명이 투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