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이하 가성비 추구
프리미엄 수요는 그대로

신라호텔에서 30만원 상당의 트뤼프 케이크를 내놓는 동안 이마트의 9000원대 케이크 판매량은 늘어나면서 식품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그대로인 반면, 중산층 이하 계층은 가성비를 더욱 중시하면서 중저가 제품의 수요가 줄어들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다.
22일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2023년 크리스마스 시즌 전체 베이커리 매출이 전년 동기(12월 1일~12월 20일) 대비 45% 증가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류'의 매출은 현재 기준 전년 매출과 유사한 수준이나 이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가성비' 케이크의 인기는 고물가‧소득 차이와 관련이 있다.
고물가 시대에서 가성비 제품은 늘어나지만 중저가 제품은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는 변하지 않아 양극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본지에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가격이 아닌 다른 가치를 위해 구매하는 것이다"라면서 "독특한 가치나 개성, 과시 소비 성향, 자기 보상 등의 이유로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고 따라서 비싸도 가격과는 상관없이 구매하거나 비쌀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도 "크리스마스‧연말 시즌이라 케이크 소비가 증가하게 되는데 케이크는 사실 소비재에 가깝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자유재량 소득에 따라 소비량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며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1원이라도 더 싼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도 가격이 극단적으로 나뉜 이유로 경제적 차이를 들었다. 이 교수는 "소비 양극화는 소득 양극화에서 출발한다"며 "고물가 시대인 상황에서 소득이 높은 계층은 별 변화가 없지만 중산층 이하 계층은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식품 업계 관계자들도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저가 제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작년 초부터 고물가 현상이 지속됐다. 그래서 가격 동결을 통해 최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려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모두 약 1주일간 크리스마스 케이크(캐릭터 협업 케이크 2종)의 사전 예약을 받았다. 사전 예약 기간 동안 판매한 양은 전년 대비 57% 증가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비단 이런 변화는 케이크에 국한되지 않는다. 홈플러스를 비롯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서도 치킨 할인에 나선 것이다. 홈플러스는 23~25일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당당 두 마리 옛날 통닭'을 9000원대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당당치킨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으며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은 실제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