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의 귀농귀촌 이야기]
충청남도 6차산업 성과발표회 실시
농촌관광으로 지방소멸에 대응하자
관광의 기본을 지킨 관광상품이 필요하다
지방소멸이란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집중화에 따라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공동체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지방소멸은 지역의 경제활동과 생산성, 삶의 질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체감하지 못할 뿐이다. 더구나 한국은 2020년부터 인구가 자연 감소에 들어가면서 지방소멸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결혼한다는 청첩장도 뜸해졌다.
지난 11월 30일과 12월 1일. 이틀에 걸쳐 충청남도 6차산업 성과나눔회가 있었다. 6차산업 전문가로 워크숍에 참석하여 여러 전문가와 현장의 농업인들과 함께 지방소멸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농촌관광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를 토론하였다.

우리의 지방소멸 상황은 이렇다. 전국의 시군구 중 151곳(66%)이 지난 20년간 인구가 감소했다. 인구 정점 대비 20% 이상 인구가 줄어든 시군은 60곳으로 집계되었다. 그리고 전국의 228개 시군구 중 105곳(46.1%)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었다. 소멸 위험 지역이란 20∼39세 여성인구 수가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의 절반 미만인 지역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 수도권에 우리나라 총인구의 50.24%가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은 지방 소멸을 가속하고 있다. 1970년대 지방에서 서울로 일자리와 학업 문제로 지방에서 대거 이동한 이후에 수도권 인구는 고착화되고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40대 미만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이동이 크게 발생하고 있다.
지방의 기업, 대학, 의료, 문화 등의 기반 시설이 부족하거나 접근성이 낮으니 지방의 청년과 유능한 인력의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금 우리 한국의 지방소멸 대책은 어떤가.
정부는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설치하여 지역별 맞춤형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이 먼저 지역 여건에 맞는 정책을 마련하면, 국가가 행·재정적으로 다양하게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방소멸 위기 지역으로 기업 유치를 위한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이 비수도권으로 이전 시 세제 혜택 외에 행정 및 재정지원책, 지역대학 및 연구기관 등과 네트워크 등을 형성하여 이전기업의 정착 및 판로개척 등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지금 정부는 비수도권 지역 내 사회적 인구 유출 완화를 위한 청년 유입 및 정착을 지원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청년 농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하여 연간 5000명 수준의 신규 청년 후계농을 지정하고 육성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청년 후계농은 3년간 월 최대 110만원의 정착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워크숍에서 논의된 지방소멸 현상과 연관한 농촌관광 활성화 방안도 지방소멸 대응과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6차산업과 관광사업으로 지방소멸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농가와 마을 단위에서 꾸준히 추진되어 왔었다. 다만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다.
6차산업이란 1차산업(농업, 어업, 임업)과 2차산업(제조업), 3차산업(서비스업)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말한다. 6차산업은 지역의 특성과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대부분의 농업인들은 6차산업의 개념을 알고 있다. 귀농귀촌을 준비한다면 농업·농촌의 현실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그중 6차산업은 기본적으로 알고 가야 할 개념이자 정책이다.
6차산업에서 3차산업에 해당한 관광사업이란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광마케팅을 수행하는 산업을 말한다. 관광사업은 지역의 인구 유입과 소비 활성화를 촉진하고,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지역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생활 인구, 정주 인구, 관계 인구라는 개념이 있는데 관계 인구에서 관광이 차지하는 비율은 높다. 지금 전국의 농촌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촌관광은 알게 모르게 수십 년간 추진되었으며 수요가 꽤 늘었다. 코로나19 시국에서는 해외관광이 중지됨에 따라 국내관광이 활성화되는 추세에 힘입어 농촌관광은 MZ세대에게도 가고 싶은 여행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관광은 비일상 체험이다. 현실에서 비현실로 이동을 하여 비일상적인 체험을 하는 것이 관광이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많은 것들이 회복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제 관광은 그저 둘러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는 체험관광으로 진화되었다. 함께 참여한 경기대학교 엄서호 명예교수는 지금은 관광이 삶의 현장으로 깊숙이 들어가 체험하고 즐기며 동화되는 생활관광 수준으로 발전하였다고 말하였다.
관광은 지역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전남 강진군은 FUSO라는 농촌관광 상품을 만들어 대박을 쳤다. FUSO는 Feeling-Up, Stress-Off의 줄임말로, 전라도 사투리 '덜어내다'에서 착안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FUSO는 강진군에서 운영하는 감성 여행이자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농가에서 머물면서 농촌의 따뜻한 정서와 타인과의 소통, 땀방울의 가치를 배우는 체험을 제공한다.
FUSO는 계층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반 FUSO 학생 FUSO,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 1박2일 FUSO 시티투어, 공무원 FUSO 등이 있다. FUSO에는 강진으로 귀농귀촌한 인력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도시인들이 강진에서 체류하는 일자가 늘어나는만큼 일자리도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 평창군의 청년들이 모여 만든 와우미탄은 농촌관광을 하면서 지방 소멸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역의 생태를 살리고 농업을 살려 작은 소읍인 미탄면을 되살리겠다는 노력은 점점 결실을 내고 있다 미탄면으로 이주해 오겠다는 전화가 심심치 않게 걸려 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지방소멸을 극복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들이 보인다.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발상은 어디에서 논의되었는지 모르는데 정부 여당의 정책으로 발표되었다.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되면 서울시의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게 되고, 서울시의 면적도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과연 서울시는 행정과 재정을 감당할 수 있을까. 서울시의 도시계획과 공간계획은 어지럽게 된다.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되면 결국 서울시의 부동산 가격이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서울시의 주택 공급은 부족하고, 수요는 높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김포시의 부동산 가격을 높이려는 방안에 불과하다. 지방 균형 발전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이 시점에서 적절하다고는 볼 수 없다.
언론에서는 끊임없이 제주도와 일본을 비교하고 제주도의 비싼 물가, 불친절을 강조하며 일본 여행을 독려하고 있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의 관광 비용이 저렴해진 것은 사실이나 굳이 일부러 떠밀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이다. 덕분에 제주도는 코로나19 이후 관광을 해서는 안 되는 지역이 되어버렸다. 지역 관광의 대표 선수인 제주도의 관광 수준을 높일 노력을 해야지 가서는 안 되는 관광지로 낙인을 찍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렇다 보니 지금 농촌에서는 수십 년간 추진해 온 농촌 관광이 동력을 잃은 듯한 모습이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농촌 관광은 지역 관광과 같은 개념인데 농촌 관광을 추진하는 정부 기관은 농촌 관광에서 교육 농장 사업, 치유 농업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 가면서 기초적인 농촌 관광 인프라 조성과 인력양성에 소홀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 농장과 치유 농업은 모두 농업인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한 훌륭한 대안이다. 교육 농장은 학생들을 유입시키고 치유 농업은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특히 치유 농업은 장기간 농촌에서 머물면서 힐링을 하기 때문에 관계 인구 유치에 안성맞춤이다. 치유 농업은 치유 관광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교육 농장과 치유 농업이 모두 농촌 관광의 큰 줄기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여 기본적인 관광 편의 시설과 서비스 인력 양성, 관광상품이 준비되지 않고 ‘프로그램’에만 집중하고 있다. 반성할 지점이다. 고객 만족은 사라지고 오로지 공급자 주도로만 일정이 진행된다는 의미이다.
농촌관광을 추진하는 농장과 마을, 지자체는 여러모로 반성할 것들이 많아 보인다. 농촌관광은 장소성이 매우 중요한데 과연 그동안 개발되어 온 관광 어트랙션은 얼마나 있는가. 관광은 하드웨어 중심의 관광에서 스토리가 있는 관광으로 변화하였는데 우리 농장들은 농산물만 보이고 스토리가 보이지 않는다. 농촌관광을 소득 창출로만 보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러스틱 라이프를 즐기는 관광이 추세이다. 시골스러움을 느끼러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일상을 벗어난 휴식을 위하여 숙소만큼은 매우 프라이빗한 공간을 요구하고 있다. 과연 우리 농촌은 우리의 촌스러움을 우아하게 표현하고 있는가. 소수의 인원이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숙박 공간은 과연 있는가 생각해 봐야 한다. 아직도 남녀만 구분한 단체실만 갖춘 숙박시설이 많다.
사람들은 액티비티를 추구하고 있다. 그냥 풍경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바다로 뛰어들고 숲을 헤친다. 자연 속의 생태를 적극 체험하고 있다. 양양군이 서핑으로 대박을 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수요에 따라 지역이 제대로 응대했기 때문이다.
맛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미식 여행가들이 늘고 있다. 눈만 뜨면 TV와 스마트폰에서 먹방이 쏟아진다. 오로지 먹기 위해서 여행을 간다는 이들이 있다. 해외의 맛있고 생소한 음식을 찾는 이도 있지만 우리의 음식을 탐색하고 음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K푸드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는데 정작 우리 농가에서는 제대로 음식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음식은 식당에서만 마련되는 것이 아니다.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에서 나오는 밥과 반찬과 국이 K-푸드이다. 우리는 과연 손님들을 위하여 한 끼 밥상을 차려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여러 가지 자성을 하는 지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결론은 지금까지 쌓아 온 농촌관광의 콘텐츠는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으며 초심으로 돌아가 관광의 기본에 충실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모았다. 그렇다. 사람들은 우리 농촌에 대하여 판타지를 생각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 그들을 불러 모으자. 지방은 흥겨워질 것이다.
관련기사
- [김성주 더봄] 미래의 농업은 어떤 모습?
- [김성주 더봄] 돼지를 금한다
- [김성주 더봄] 꿈에 나올 때만 대박이 아니네···"돼지야 미안해"
- [김성주 더봄] 나 홀로 귀농귀촌이 늘고 있다···만족도는?
- [김성주 더봄] 생태 농부 정태성 이야기···"부부는 농장의 조물주"
- [김성주 더봄] 잘 되는 관광농원, 무엇이 다른가 봤더니
- [김성주 더봄] 2024년 새해 귀농귀촌 기회와 악재
- [김성주 더봄] 겨울을 겨울답게 즐기는 방법
- [김성주 더봄] 귀농귀촌 사기 주의!
- [김성주 더봄] 체질만 맞으면 귀산귀촌은 천국 생활
- 지방 소멸+수도권 과밀화 심각한데···대책 법안 정쟁에 밀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