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윤 정권 퇴행과 폭주 용납 못 해"
4일 오전 검찰 출석 조율 무산
이달 말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 단식농성장에서 같은 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이상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 단식농성장에서 같은 당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이상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9월 정기국회가 개막됐다. 이번 정기국회는 총선을 7개월 앞둔 정국 냉각의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여야의 예산·입법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1일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어제 많은 분이 이곳을 찾아주셨는데 '꼭 이렇게 해야 되느냐' 이런 말씀들이 많았다"며 "이것(단식)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권의 퇴행과 폭주 그리고 민생 포기, 국정 포기 상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는 없는데 이 일방적인 폭력적인 행태를 도저히 그대로 묵과할 수는 없지만 막을 다른 방법도 없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에게 전화해 “윤석열 정부 폭주가 너무 심해 제1 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며 “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기를 바란다”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 대표는 오는 4일 오전에만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으나, 조사 일정을 조율하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수원지검은 이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 없으며 준비된 전체 조사를 진행하겠음을 변호인에게 알렸고, 일반적인 피의자의 출석과 조사에 관한 형사사법 절차에 응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대표 측의 '오전 조사' 통보를 사실상 거부했다.

검찰은 추석 이전에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어서, 체포동의안이 21일 또는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당은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방탄용 단식 쇼’라 규정짓고 비판에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처리 회피용 단식,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내분 차단용 단식, 당권 사수를 위한 단식”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지지도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8월 29~31일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5%p 하락한 27%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와 동일한 34%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이양수·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오는 12월 9일까지의 '100일 정기국회' 일정에 합의했다. 내년도 예산안 규모,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해병대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 새만금 잼버리 파행 등 각종 현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정부질문은 5일(정치), 6일(외교·통일·안보), 7일(경제), 8일(교육·사회·문화) 나흘간 진행된다. 국정감사 기간은 다음 달 10일부터 27일까지로 정해졌다.

민주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5포(국민·민생·성장·평화·미래 포기) 예산’으로 규정하고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원안 그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며 “(현재 예산안은) 저성장·경기 침체 고통을 국민에 떠넘기는 국민 포기·민생 포기 예산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 총지출 증가액을 6% 이상으로 늘려서 국회에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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