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 단계 하층 방어만 가능한 비대칭
정보 공유로 극복···韓 3축 약점 여전
"하나가 될 때 더 강하다" 선언문의 뜻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으로 꼽히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비한 방어망 구축이 한미일 공조로 어느 정도 시간은 벌었다. 이제 남은 것은 하층 방어에 머물고 있는 한국군의 요격 및 정찰 역량 강화다.

19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구축 △3자 군사훈련 강화 △우주 안보 3자 대화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정은이 남한 전역을 대상으로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함에 따라 한국형 3축 체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뤄진 3국 공조란 점이 의미가 깊다. 한국형 3축 체계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3자 회담은 MD(Missile Defense) 능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가속(상승) 단계→중간 비행 단계→종말(하강) 단계를 거쳐 목표에 명중한다. MD란 공격해 오는 적의 탄도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것이다. 탄도미사일은 워낙 속도가 빠르고 무엇보다 레이더에 나타나는 면적이 매우 작아서 격추는 물론 탐지·추적도 쉽지 않고 핵미사일은 명중으로 폭파해야만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형 3축 체계의 한 축인 KAMD는 날아오는 북 미사일을 패트리엇 PAC-2·3과 천궁2 미사일 등으로 요격하는 것으로 최대 요격고도가 각각 15~30㎞에 머물고 있다. 또 방위사업청이 7700억원을 들여 정조대왕급 구축함에 도입 중인 SM-6의 요격 고도도 35㎞를 넘지 못한다. 요격 고도 40~150㎞인 사드(THAAD)도 말만 고고도미사일 방어 체계이지 종말 단계의 하층 방어에 머물고 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 능력 구축 2022~2026년 국방중기계획'
한국형 미사일 방어 능력 구축 2022~2026년 국방중기계획'

미-일 초음속 순항미사일 대비
한미는 핵 확장억제 협력 강화

반면 수년 전부터 요격고도 150~500km의 SM3와 1000km까지 닿는 SM3 블록 II로 무장한 미국과 일본은 주일미군사령부와 자위대 간 실시간 정보공유 지휘통제(C4I) 체계를 갖추고 있다. 탐지·추적 및 요격 능력과 함께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교전 관리를 위한 지휘통제가 필요하다. 

이러한 미일 미사일 방어망에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연결해 중국과 북한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는 것이 3국의 미사일 정보 공유의 골자다. 이를 위해 선언문에도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는 문구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서도 "한미일이 하나가 될 때 더 강하다"며 앞으로 수년간 계속해 공조를 이어갈 것을 공식화했다.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구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사일 방어 협력 자체를 강화해 각국의 약점을 보완한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지난 17~18일 실시간 경보정보 공유 체계를 처음 시험 가동한 데 이어 앞으로 보완할 점을 진단해 3국의 미사일 방어 협력을 더 강화할 부분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은 탄도 미사일뿐 아니라 중국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활공 단계 요격용 유도탄'(GPI)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통상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고도를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좌우 방향을 바꾸면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SM-3와 패트리엇(PAC)-3으로는 요격이 쉽지 않다.

대통령실에 의하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미사일 방어 훈련과 별개로 지난 5월 워싱턴선언 이후 출범한 한미 간 핵 협의그룹(NCG)을 통한 확장억제의 실행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대잠수함 훈련 정례화 △중단된 해양 차단 훈련 △대해적 훈련 재개 등 다년간의 3자 훈련계획 사전 수립 협의에 착수했다. 북한의 불법 사이버 외화 수익을 차단하기 위해 한미일 3자 간 협력 추진을 위한 3자 실무그룹 신설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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