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시사저널에서…집무실 안팎의 트럼프 모습 꼼꼼히 기록

오는 28일 출간되는 존 볼턴의 백악관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시사저널, 2만 8000원
오는 28일 출간되는 존 볼턴의 백악관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시사저널, 2만 8000원

#트럼프는 다시 한 번 주한미군 주둔 비용 논의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당사자로 나를 지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나의 협상 파트너가 누구였냐고 묻더니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물론 정의용은 이 말에 상당히 기분 나빴을 것이다.

#내가 행정부를 떠난 정황과 이 책을 쓰던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트럼프가 책의 출판을 막으려고 전력투구할 것임이 처음부터 분명했다. 적어도 2020년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런 전대미문의 적대적인 태도와 척 쿠퍼의 조언을 고려해서 나는 출판 전 검토를 위해 책의 원고를 제출하기로 했다. 합법적으로 기밀로 분류될 만한 내용은 싣지 않았기 때문에 원고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확신했는데도 말이다. 트럼프 시대에는 일반적인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 6월 미국 출간 당시, 국내에서도 초미의 관심을 끌며 온·오프라인 서점가를 달궜던 존 볼턴(John Bolton)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s)’이 오는 28일 국내서 번역 출간된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453일간 백악관 국가 안보 보좌관으로 지낸 존 볼턴은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으며 오랜 기간 공직을 수행한 인물. 특히 그는 트럼프 정부의 국가 안보 보좌관으로서 대통령을 거의 매일 만나온 사람답게 집무실 안팎에서 드러나는 트럼프의 모습을 섬세하고 꼼꼼하게 기록했다.

노련함과 혜안까지 겸비한 그의 필력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정책을 마치 부동산 거래를 매듭짓는 일쯤으로 여기고, 인간관계에서도 TV 쇼맨십에 치중하는 모습, 자신의 관심사를 추구하는 면 등을 낱낱이 파헤치는 대목에서 빛난다.

뿐만 아니라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등과의 관계에서도 미국이 점점 깊어가는 위협에서 대처할 기회를 놓침으로써 오히려 약자의 처지에 놓이게 되는 상황을 상세히 기록했다.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의 북미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위기에 몰아넣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베네수엘라의 격변 사태, G7 정상회담에서의 마지막 승부, 이란의 계산된 전쟁 도발, 탈레반을 캠프 데이비드에 데려오겠다는 말도 안 되는 계획, 그리고 중국이라는 독재국가를 달래다가 전 세계가 그들의 치명적인 거짓말에 노출되어버린 과정 등 다수의 외교 정책을 통해 그는 트럼프 정부의 혼란과 갈등에 관해서도 소개한다.

회고록 출간 당시 미 정부는 이 책이 국가기밀을 누설했다며 출판금지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덕분에 독자들은 워싱턴 정가의 속사정뿐 아니라 미국 내부에서 비밀리에 오가는 정치적 대화를 통해 미국이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란 등 수많은 나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 꿰뚫어 볼 기회를 가졌다. 760쪽, 시사저널, 2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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