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 훈련의 시작점 캠프 데이비드서
미국 시각 18일 오후 3시경 공동성명 발표
경제안보 및 3국 군사협력이 주 내용 될 듯

윤석열 대통령이 참가할 한·미·일 정상회담은 태평양전쟁의 승전국과 패전국 그리고 해방국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의 장이 될 전망이다. 일본 제국주의 확장을 저지한 영웅들의 땀과 눈물이 밴 캠프데이비드에서 21세기 새로운 동맹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1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부친 고(故) 윤기중 교수 삼일장 절차를 모두 마친 뒤 이날 오후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현지 시각으로 18일 점심 무렵 한미일 정상회의를 가진 뒤 오후 3시경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워싱턴DC에서 110km가량 떨어진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의 주제는 경제 안보와 3국 군사 협력으로 압축된다. 특히 북한 관련 감시·정찰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미사일 방어체계(MD) 공유 방안이 각계의 가장 큰 관심사다.
군사 용어인 MD(Missile Defense)란 공격해 오는 적의 탄도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활동을 뜻한다. 탄도미사일은 워낙 속도가 빠르고 무엇보다 레이더에 나타나는 면적이 매우 작아서 격추는 물론 탐지·추적도 쉽지 않고 핵미사일은 명중으로 폭파시켜야만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또 앞으로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및 합동군사훈련의 연례 개최를 문서화하는 캠프데이비드 원칙(Campdavid Principle)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일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 것은 우주 기반의 조기경보, 추적까지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우주 기반 센서가 없는 한국군으로서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태평양 전쟁 발발 예언한 이승만
한반도 침투 특공대 길러낸 장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샹그릴라(Shangri-La)로 불렸던 캠프데이비드 별장은 한국으로서도 일본의 침략주의를 저지하기 위한 비밀 작전을 준비한 역사의 발자취가 남겨진 장소다. 1941년 12월 7일 일본 제국 해군이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습해 태평양전쟁이 발발하기 반년 전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이던 이승만 전 대통령은 <일본 내막기>(Japan Inside Out : The Challenge of Today)를 출간해 일본의 미국 침공을 예언한 바 있다.
일제의 만주 침공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던 1933년 일본 정부는 국제 연맹을 탈퇴한 뒤 중국과 동남아시아로의 군사적 확장을 강행했다. 이에 미국이 원유 수출 중단 조처를 취하자 일본군은 1941년 7월 31일 히로히토 소화 천황에게 비축유가 2년 내 고갈될 것을 보고했고 미국과의 전쟁 불사론을 실행에 옮겼다. 결과적으로 진주만 공습은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을 불렀다.
태평양전쟁이 시작되기 수년 전부터 일본의 전체주의적 야욕을 비판해 온 이승만 전 대통령은 진주만 공습이 단행되기 전부터 미국의 정보조정국(COI)과 극비리에 대일(對日)전쟁에 투입할 한인 특공대를 육성하는 협정을 맺었다. 당시 유학 중이던 한국 학생 12명이 1차로 선발돼 수개월씩 생사를 넘나드는 특수 훈련을 받은 곳이 지금의 캠프데이비드다.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7월 11일 오늘날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COI를 창립했다. 이후 1942년 3월 최초의 특수부대인 101 지대를 창설하고 중국을 통한 한반도 침투 공작(일명 냅코 프로젝트)을 위한 OSS 특수 요원을 양성했다.

美 민주당엔 세기의 평화 협정 장소
윤-기시다 한일 양자 회담도 예정돼
국가보훈부 등에 따르면 유일한(柳一韓) 유한양행 창업자를 비롯한 변일서(邊日曙), 이태모(李泰模), 이초, 차진주(車眞宙), 박기벽(朴基闢), 김강(金剛, Diamond Kim), 김필영, 김현일, 박순동(朴順東), 박형무(朴亨武), 변준호(卞埈鎬), 이근성(李根成), 이종실(李鍾實), 이종흥, 최진하(崔鎭河), 최창수(Stanley D. Choy), 하문덕 등 적어도 19명이 캠프데이비드 훈련을 거쳤다.
미국 집권당인 민주당은 캠프데이비드를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중재한 이스라엘-이집트 평화협정이 이뤄진 '세기의 담판' 장소로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드골 프랑스 대통령(1960),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1990), 아베 일본 총리(2007), 이명박 대통령(2008) 등 각국 지도자들이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 최대 성과로 한일 관계 개선을 이끌어낸 점을 내세운다. 그는 최근 정치 자금 모금 행사에서도 "한일 정상을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했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화해했다"면서 3국 정상 간 만남에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국과 일본이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미국에도 좋은 일이라는 뜻으로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도 양자 회담을 따로 가질 예정이다.

